씨네큐브 광화문의 운영을 접으며
- http://www.cineart.co.kr/wp/support/news.view.php?nid=1145
세월이 흉흉한 광화문에서, 빌딩 사이로 부는 메마른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면 망치를 든 인간 밑에 작은 쉼터가 있었다. 멀티플렉스에서 쫓겨난 쓸쓸한 영화광들은 씨네큐브의 로비에서 서로를 흘깃거리며 위안을 받았다. 그곳이 이제 사라진다.
씨네코아 종로의 폐관에 대해 글을 쓴 게 2006년 4월 25일이었다. 그 이후로는 작은 영화관들이 그래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는 것 같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씨네큐브 광화문도 없어진다.
참 마음이 쓸쓸하다. 그때 쓴 글을 아래에 붙인다...
---------------------------------------------
2004년 11월 25일 코아아트홀이 문을 닫았다. 난 그때 인도에 있었기에 아무 것도 몰랐다. 돌아오고 나서도 며칠 후에야 코아아트홀이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의 상실감이란...
그런데.. 2006년 6월 30일. 시네코아도 문을 닫는다. 이유는 역시 경영난이다. 코아아트홀이 아니면, 시네코아가 아니면 보지 못했을 수많은 영화들...
코아아트홀과 시네코아는 영화가 끝나고 계속 앉아 있으면 다음 회 영화를 또 볼 수 있었다. 어떤 친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5번이나 보고 왔다고 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영화를 보고 또 볼 수 있는 그곳에서 한번 이상씩은 본 영화들이 꽤 된다.
평일 낮에 가면 관객은 거의 10명 이내였다. 각자 자기가 선호하는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보면서 맘껏 웃기도 하고, 혼자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다.
극장 밖의 종로는 언제나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사람이 북적이는데 극장 안은 마치 다른 세상처럼 늘 조용했다.
시네코아에서 영화를 기다리면서 안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청계천 쪽을 바라보면 경관이 참 좋다. 밤이 되면 즐비한 자동차 불빛을 잘 볼 수 있기에 옆에 있는 탑 클라우드가 부럽지 않았다.
내가 본 연극의 초대권들도 시네코아에서 많이 얻었었다. 공연 제휴 이벤트로 영화 티켓을 가져 오면 연극 초대권 2장을 그냥 줬다. 어떤 때는 연극 표를 얻기 위해 일부러 영화를 본 적도 있다. 그런 이벤트가 있는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연극표는 늦게 가도 늘 있었다. 이 초대권들 덕분에 좋은 연극도 많이 발견하게 되고 덩달아 다른 연극까지 관심이 생기게 됐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즐겨찾기가 사라지는구나 싶다. 코아아트홀과 시네코아를 통해 소개됐던 영화 중에 몇 개를 모아서 6월에 기획전이 열린다. 회원은 3천원이면 볼 수 있다. 필름으로 다시 보기 어려운 영화들일 거다. 특히 CGV나 메가박스에서는 말이다.
내 인생의 영화 시네코아 - 기획전 http://www.cinecore.co.kr/board/index.php?Open=view.html&no=348&page=1&code=Board_Info_1097768342_416e9d96382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