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

기본폴더 | 2009-10-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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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상당기간 미몹을 떠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기 블로그가 아니었으니 관심있는 분들도 안계시겠지만, 제가 제게 글을 좀 남겨 두고 싶습니다. 한 몇년 지나서, 이 무더운 도시에서, 아주 가끔씩은 잠을 청하면서, 이대로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들, 또 아주 가끔씩은 샤워부스에서 샤워커텐 걸이를 바라보면서, 사관과 신사의 한장면을 떠올렸던 기억들, 진심에서 우러나왔던 인도처자의 조언들, 모두 모두 피식 웃으면서, 황금색 윈스톤을 깊게 들여 마셔 보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생각하는 것 만큼 재미없듯이, 또한 생각하는 것 만큼 슬픈 것도 아니라는 말을, 어디선간 줏어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더운 시월, 이천구년 대나무 잠자리.

+ 조잡

기본폴더 | 2009-10-0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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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상태 불량입니다.
인도 무당을 통해서 힌두 사원에 기부까지 하고,
인도 부적까지 구해서 촛불켜놓고 기도까지 했건만
기도발이 잘 받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주로 승려나 사제들 입니다.
딸린 식구가 없는 사람들은 세상에 별로 겁나는 것이 없습니다.

저 같아도 고환에 한다는 전기 고문이나
척추를 다친 이후로
비녀꼽기는 겁이 나지만
그 외에는 사실 별로 겁나는 것이 없는 듯합니다.

나영이나 그 부모를 생각하면,
어떻하나 라는 네글자 이외에는 머리에 떠 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대나무잠자리 찾아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팔십년대 중반에
그 당시로서는 큰 고통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도대체 내 평생에 지금 이 순간을
과거지사로 회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한 칠팔년 지나니까
조금 여유가 생기더군요.

구십년대 중반에,
해운대가 보이는 비치호텔 커피숍에 앉아서
겨울바다를 바라보면서,

한 십년 후에
지금 이 순간을 행복했다고
기억하게 된다면,
참 비참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십몇년이 지났습니다.
이 더운 땅을 기억하면서 웃게 되기를 바랍니다.

+ 주접

기본폴더 | 2009-09-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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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창밖을 바라보다가 짜증이 밀려와서, 애꿎은 상사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지나고 보니 쪽팔리더군요.

어제, 오랜 지인으로 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친형같이 지내던 형이 용미리에서 정말 한줌의 재로 된지 십년이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십오년이면 납골당도 끝이라는데, 오년 지나면 누가 어떻게 유골을 처리할 지 모르겠습니다.

머리 감다가 비보를 들었던 순간이 생생이 떠 올랐습니다. 십년이, 정말 만 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덜떨어지고, 주머니 가볍고, 앞날도 불투명한 자신이, 쪽팔리기에 앞서 참 싫습니다.

별것은 아니고, 한 이삼천 만원 벌겠구나 하고 한 반년 기다렸던 일이 없던 일로 되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돈을 따라 가면 돈은 도망간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하이네켄 라이트에 빠져서 한동안 저녁밥 먹을 때 마셨었는데, 그것도 취하더군요. 뭔가 끊어 보려서 지난 토요일 부터 커피를 끊었습니다. 원래 커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회사에서 공짜로 주는 커피가 무척 비싼 것이라서, 공짜면 양잿물도 마시라는, 옛 직장 상사의 조언에 따라서 하루에 대여섯잔씩 마시다보니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아서, 몇번째 시도 끝에 또한 번 끊기로 했습니다.

카페인 부족으로, 지난 수요일날 회사 못 나갔습니다. 제 기억에는 근 몇년 만의 처음 결근입니다. 사람들은 신종플루에 걸린 줄 알더군요.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잘 안됩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은 자신 탓이겠지요.

내일은 나가서 아이팟이나 하나 살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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