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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산하의 썸데이서울</title>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 </link>
<description>산하</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ue, 07 Nov 2006 07:36:0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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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산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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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산하의 썸데이서울</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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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켁켁 먼지.....</title>
<description>백만년만에 미디어몹으로 들어옵니다.&amp;nbsp;&amp;nbsp; 먼지 터는데 기도가 막히네요 ㅋ </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72578</link>
<category>사사로운 방</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Wed, 14 Sep 2011 16:40:3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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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title>
<description>&lt;!--StartFragment--&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amp;nbsp;&lt;IMG src=&quot;http://www.mediamob.co.kr/FDS/newBlogContent/2011/0523/sanha88/%ec%9c%a0%ec%84%b1%ea%b8%b0%ec%97%85.jpg&quot;&gt;&lt;BR&gt;&lt;BR&gt;&lt;BR&gt;&lt;BR&gt;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 라는 질문을 종종 하고 듣게 된다. 나는 이 말에서 두 가지를 &lt;BR&gt;읽는다. 하나는 귀신도 관(官)을 무서워했듯, 우리 조상들 이하 우리는 무법천지보다는 촘촘하고도 세밀한 법의 다스림에 더 익숙했다는 것 하나, 그리고 그 법이란 사람을 납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골탕 먹이고 짜내고 뒤통수 때리는 데에 더 수완을 발휘해 왔다는 것. 오죽하면 말도 나오지 않을 만큼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apos;법&apos;을 갖다 대겠는가.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quot;짐이 국가다.&quot;라기보다는 &quot;법이 짐이다.&quot;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 그 법이 아둔한 혼군이 되었을 때, 또는 사악한 폭군이 되었을 때 죽어나는 것은 결국 백성들일 수 밖에 없고 법은 호랑이보다도 무서울 수 밖에 없다.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xml:namespace prefix = o ns = &quot;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quot; /&gt;&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하물며 나랏님 말끝마다 묻어나는 것이 공정한 사회요, 경찰서 현관마다 붙어 있는 것이 준법의 질서인 나라다. 법을 배우지 않고는 출세의 대열에 끼는 것이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우며, 몇 회 졸업생 아무개 사법고시 패스했다면 모교 담장이 축 합격 플래카드로 가려지는 땅이다. 이런 곳에서 어찌 법이 감히 어두울 수 있으며 설마 간교할 수 있으랴. 행여나 그렇다면 그 위에서 살아가는 별 볼 일 없는 이들은 죽었다고 복창하는 것 외에는 수가 없을 것이다. 두 팔을 벌리고 물기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quot;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quot;를 되뇌는 것 말고는 외나무다릿길도 없을 것이다.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5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이창형 부장판사)는 장례식장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행진을 한 혐의로 기소된 사회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회원 김모씨 등 4명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70만원을, 이모 씨 등 2명에게 벌금 5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quot;김씨 등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일렬로 장례식장 앞에서 병원 정문까지 함께 걸어간 것은 여러 사람이 같은 목적을 갖고 일반인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행진해 불특정 다수의 의견에 영향을 주는 행위이므로 집시법이 정한 시위에 해당한다&quot;고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집시법상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학문, 예술, 체육, 종교, 의식, 친목, 오락, 관혼상제, 국경행사에 관한 `집회&apos;이지 `시위&apos;가 아니&quot;라고 한다.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멀쩡히 한 회사를 다니던 젊은이들 수십 명이 백혈병으로 떼죽음을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을 향해 치닫고 있는데, 회사 측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우기는 판에, &quot;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왜 그 사람들만 그러냐?&quot;는 어이없는 질문만 무성한 터에, 꽃에 비유하기도 아까운 나이에 죽어간 사람의 장례식에서 울부짖으며 누구를 욕한 것도 아니고, 그 관짝을 끌고 이태원의 회장네에 쳐들어간 것도 아니고, &apos;장례식장에서 병원 정문&apos;까지 아무 소리 않고 걸어가기만 했는데 &apos;신고 의무&apos;를 다하지 않았으니 유죄라는 것이다.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그래도 법은 법이다. 법이 그렇다면 그렇다고 치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억울하고 아파도 그 법의 서슬은 나 뿐 아니라 모두에게 공통으로 푸르리라는 믿음이라도 있어야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법이지만 감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한 나라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야윌 대로 야위고 허할 대로 허한 법에 대한 신뢰의 허리를 꺾는다.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19일 새벽. 회사의 직장 폐쇄에 항의하던 노조원들에게 회사측 용역이 몰던 차가 돌진했다. 술 취해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을 친 게 아니다. 아차 주의를 놓쳐 갑자기 튀어나온 누군가를 들이받은 게 아니다. 회사가 부른 용역이 대포차를 가지고 노조원들의 대열을 덮쳤다. 다친 사람만 13명이다. 이건 한 곳에 몰려 있는 사람들에게 차량이 돌진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뼈와 살로 이뤄진, 그리고 목청 돋워 뭔가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쇳덩이를 맹렬하게 갖다 부딪친 사실을 액면 그대로 전달할 뿐이다. 명동 길거리를 막고 물어 보자. 요즘 외국인도 많던데 상관없이 물어 보자. 이 상황이 &apos;교통 사고&apos;인가. 외국인이라면 그 나라에서는 이걸 교통사고라고 치는가.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사측은 용역 한 명을 자수시켰다. 대치 중에 차량을 돌진시켜 사람을 깔아뭉갠 혐의에 경찰은 놀랍게도 &apos;교통사고 특례법&apos;을 적용하여 &apos;뺑소니&apos;로 처리한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문제의 용역의 죄는 정상적인 주행 중에 전방 주시 태만으로 13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차로 치고는 피해 보상과 피해자 구완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그냥 집에 가 버린 것 뿐이다. 이게 법인가. 이걸 우리는 법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그 법이 다스린다는 미명으로 우리는 이 나라를 법치국가라 칭할 수 있는가.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이렇게 해 놓고도 회사측은 &apos;불법파업&apos;을 이유로 빨리 공권력을 동원하라고 아우성이며, 전경련은 &apos;현대자동차가 멈추고 있다.&quot;며 어서 밟아 달라고 안달을 하고 있다. 쌍용 자동차 진압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는 경찰청장 휘하의 기동대는 이미 공장 밖에 진을 치고 있다. 그들은 합법인가. 정히 그렇다면, 헌법이 보장하고 노동법에 명기된 파업의 권리를 행사하는 노동자는 어떻게 불법인가. 현대자동차를 멈추게 하면 불법인가.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경제에 손실을 끼칠 수 없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는가.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 &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 lang=EN-US&gt;사람이면 다 사람이 아니고 사람 같아야 사람이듯이, 법도 법 같아야 법인 법이다. 이런 판국에 법을 가르치는 것은 강한 자에게는 오만을, 약한 자에게는 굴욕을 깨우치는 격일 뿐이다. 이런 형국에 그래도 법을 지켜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은 따르지 않으면 죽음 뿐이라는 폭군의 경고에 지나지 않는다. 다리가 돌아가고 얼굴이 터지고 귀가 찢어진 채 아스팔트에 내팽개쳐진 &apos;산업역군&apos;들이 묻는다. 파업 후 시간당 손실이 18억이라는데, 그만큼 돈을 벌어 주던 유능한 일꾼들이 악을 쓰며 질문한다. &quot;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quot; 우리는 그에 대답할 의무가 있다. 대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lt;/SPAN&gt;&lt;/P&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8886</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Mon, 23 May 2011 18:44:1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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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송 보온공사.... 보온 안상수 공을 보내며</title>
<description>하늘을 받치는 기둥이 무너지고 온땅이 슬픔에 젖었도다. 그대 있음에 고난세상 한 줄기 웃음의 틈이 있었고 든든한 모습에 내일의 희망을 품었거늘 이리 허무하게 떠나시는가. 천지분간에 그대 같은 사람 또 있으리오. 바위도 그대 앞에 서면 얼굴을 펴고 소리내어 웃었음이며, 철모르는 어린아이들도 그대의 뒤를 쫓으며 칭송하였도다. 이제 참하 어디에서 그 해맑음을 보리오. 대체 무엇으로 우리의 곤함을 달래리오. &lt;BR&gt;&lt;BR&gt;저승사자보다도 무섭다는 군문(軍門)의 영장도 그대 앞에서는 통닭집 스티커만도 못하였으며, 진도견보다도 끈질기다는 헌병의 그물도 바람같은 그대를 옭을 수 없었음이며, 무위자연을 주창하시...던 공이기로 그 어느 룸싸롱 아가씨도 자연산이 아니면 공 앞에서 교태를 부릴 수 없었음이며, 5.18 국립묘지 상석쯤은 공의 발걸이도 못되었으니 아..... 이제 우리 어디에서 그 웅자를 보리오. 무엇으로 그 장관을 대신하리오. &lt;BR&gt;&lt;BR&gt;닭 두 번 울기 전에 세 번 예수를 부인했던 베드로를 본받아 몇 번씩이나 마주하고 무릎맞춤하였던 명진을 모른다 하던 그 결연함으로, &quot;좌파 교육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한다.&quot;는 코페르니쿠스도 부러워할 대전환을 밝히신 그대여.&amp;nbsp;&amp;nbsp;&lt;BR&gt;&lt;BR&gt;아아 떠올리기만 해도 눈시울 뜨거워지는 연평의 전장.&amp;nbsp;&amp;nbsp;그 살벌하고 핏발선 싸움터에서도 그 위용을 흐트러뜨리지 아니하시고,&amp;nbsp;&amp;nbsp;일찌기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었던 김일성 따위는 범접도 못할, 보온병으로 포탄을 만드사 세인들의 옷깃을 뜯고 배꼽을 흘리게 하시었던 그대여.&amp;nbsp; 그로 인해 그대가 얻은 이름 보온공! &amp;nbsp;아 보온공이여.&amp;nbsp;&amp;nbsp;그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웃음보가 데워지고 24시간 보관되는&amp;nbsp;&amp;nbsp;그 미치도록 뜨거운 이름이여.&amp;nbsp;&amp;nbsp;&lt;BR&gt;&lt;BR&gt;그대를 더 이상 볼 수 없음은 곧 우리의 눈을 찌름이요, 그대의 음성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음은 곧 우리 고막을 파함이라. 우리는 수염 잘린 고양이처럼 비틀거리며 암흑 속을 헤매리로다. 웃음 없는 지옥에서 팍팍한 가슴을 뜯으리로다. &lt;BR&gt;&lt;BR&gt;마지막 순간까지도 좌파 척결을 부르짖으시며 만인을 웃기시다가 강원도의 높새바람을 맞아 천당 아래 분당에 몸을 누이신 그대여. 아 그대 같은 사람 또 없도다. 그대 사진 앞에서 울고 있지만은 않으리라. 공은 이미 그곳에 없으리니. 공은 잠들어 있지 아니하고 초야에 은거하시지도 아니하시리니. 종달새가 되시어 우리의 암울한 심심함을 달래시고,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유머로 지친 우리의 무르팍에 힘을 불어넣어 주시리라. &lt;BR&gt;&lt;BR&gt;아 이제는 작별할 시간. 민심을 받아들여 자리에서 물러서신다는 그대의 비장한 말씀, 또 한 번 가슴에 새기오리다. 그대는 가나 나는 그대를 보내지 아니할 것입니다. 그대는 비록 사라질 뿐 결코 죽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가 남긴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종유석처럼 돋아나 비경을 이룰 것이요, 그대의 행적은 멀지 않은 미래에 개콘의 소재로 거듭날 것입니다. &lt;BR&gt;&lt;BR&gt;오 하늘과 땅과 애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시오. 보온공이여 아 보온공이여 오호 애재라 보온 안상수 공이여.&lt;BR&gt;&lt;BR&gt;&lt;IMG src=&quot;http://www.mediamob.co.kr/FDS/newBlogContent/2011/0428/sanha88/%ec%95%88%ec%83%81%ec%88%98.jpg&quot;&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7993</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Thu, 28 Apr 2011 14:29:3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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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이승만 박정희 두 분 각하의 동상 건립을 환영한다.. 단!</title>
<description>초대와 2대 3대를 해 자신 이승만 대통령과 5,6,7,8,9대를 해 드신 박정희 대통령 두분의 동상 건립 논의가 분분하다.&amp;nbsp;&amp;nbsp;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에 세우자고 기염을 토하기도 하셨고 성미급한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 동상 시안을 선보였다가 그분의 평생 라이벌이었던 이북의 그 분의 포즈와 너무 닮았다고 해서 파토가 나는 일도 있었다.&amp;nbsp;&amp;nbsp;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오래 살았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행적에 심한 유감이 있으나 굳이 그분들이 좋아 죽겠다고 동상을 세우겠다는 분들의 마음을 끝까지 반대할만큼 맘이 굳건하진 못한 바, 나는 조건부로 그분들의 동상 건립을 찬성하기로 한다.&amp;nbsp;&amp;nbsp;&amp;nbsp;&amp;nbsp;그래서 전 세계에 세워진 유명한 동상이나 조각상의 모티브를 빌어 내 의견을 밝혀 보고자 한다. &lt;BR&gt;&lt;BR&gt;우선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은 입상보다는 좌상이&amp;nbsp;&amp;nbsp;적합하다.&amp;nbsp;&amp;nbsp;고령으로 돌아가신 그가 힘들게 서서 아래를 굽어본다면 얼마나 다리가 아프시겠는가. 그리고 우매한 민중들의 봉기만 아니었더라도 그의 후임자가 되었을 것이 분명했지만 자식이 쏜 총탄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비운의 러닝메이트 이기붕씨와 사이 좋게 앉아 계신 것도 좋을 것이다.&amp;nbsp;&amp;nbsp; 바로 아래의 투 샷과 같이 말이다. &lt;BR&gt;&lt;BR&gt;&lt;BR&gt;&lt;BR&gt;&lt;A href=&quot;http://pds19.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9c3a614d.jpg&quot; target=_blank&gt;http://pds19.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9c3a614d.jpg&lt;/A&gt;&lt;BR&gt;&lt;BR&gt;&lt;BR&gt;위 동상의 정체는 중국 송나라 시대의 명장 악비묘 앞에 위치한 진회의 상이다. 진회는 명장 악비에 역모를 씌워 죽인 간신이다. 그래서 악비묘에 참배하는 이들의 침샘에 침이 고일 때 처분하는 용도로 지어졌다고 한다.&amp;nbsp;&amp;nbsp;&lt;BR&gt;&lt;BR&gt;당연히 이승만 이기붕 상의 위치도 4.19 묘지 앞이다.&amp;nbsp;&amp;nbsp;나이 여든에 대통령 한 번 더 해먹어 보겠다고 발악하시다가,&amp;nbsp;&amp;nbsp;그에 항거하여 일어난 백성들에게 총알밥을 안겼던 이승만 대통령과 &quot;총은 갖고 놀라고 준 건 아니잖나?&quot;고 했던 이기붕 부통령 당선자의 동상이 저 포즈로 4.19 묘지 앞에 세워진다면 나는 그 동상에 황금을 칠해도 좋고 러쉬모어 국립공원의 바위산 얼굴들처럼 커도 좋다.&amp;nbsp;&amp;nbsp;내 딸의 돼지 저금통 배를 갈라서라도 그 동상 건립 위원회의 위원으로 등재할 것이며, 그 동상지기라도 되어 저분들의 얼굴을 닦고 또 닦을 것이다.&amp;nbsp;&amp;nbsp;행여 공해나 먼지 때문에 눈이 가려져 자기들 때문에 죽어간 꽃다운 영령들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lt;BR&gt;&lt;BR&gt;그래도 전직 대통령인데 무릎을 꿇는 것은 흉물스럽지 않으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다.&amp;nbsp;&amp;nbsp; 참 맘씨 좋은 거 하나는 알아주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기억력 사라지는 건 붕어와 초를 다투는 대한민국 백성이라지만 어쩌랴 나 역시 단군의 자손인 것을..... 최적의 장소는 4.19 장소요 최적의 포즈는 저것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인정이 있지 않으냐는 호소에 따라 마음을 고쳐 먹는다.&amp;nbsp;&amp;nbsp;제 2안으로 나는 다음 포즈의 동상을 추천한다.&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lt;A href=&quot;http://pds19.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b4c5c487.jpg&quot; target=_blank&gt;http://pds19.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b4c5c487.jpg&lt;/A&gt;&lt;BR&gt;&lt;BR&gt;&lt;BR&gt;&amp;nbsp;그렇다. 핀란드의 영웅 파보 누르비의 동상이다.&amp;nbsp;&amp;nbsp;그는 1924년 7월 10일 파리 올림픽대회에서 영웅으로 등극한다.&amp;nbsp;&amp;nbsp;1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1시간 뒤 열린 5000m 결승에서도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고&amp;nbsp;&amp;nbsp;이틀 뒤에는 폭염을 뚫고서 크로스컨트리 개인, 단체 부문을 독식했고, 체력이 거덜난 3,000m마저 제패하는 경이적인 위업을 달성한다.&amp;nbsp;&amp;nbsp; 노령의 이승만 대통령이지만 나는 이 포즈로 동상이 세워져야 한다고 감히 주장한다.&amp;nbsp;&amp;nbsp; 뜀박질이야 이 박사가 당연히 늦었겠지만 6.25 가 발발한 이후 비호와같은 서울 탈출은 길이길이 기념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amp;nbsp;&amp;nbsp; &lt;BR&gt;&lt;BR&gt;&lt;BR&gt;&amp;nbsp;6월 27일 새벽 3시 귀신도 모르게 경무대를 떠난 대통령은&amp;nbsp;&amp;nbsp; 철마야 나 살려라 대구까지 피난을 갔다가 &quot;이건 너무 간 거 아닌가?&quot;하고 대전으로 유턴을 했고 그곳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방송을 했다.&amp;nbsp;&amp;nbsp;&quot;서울 시민 여러분 국군이 반격하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quot; 6월 29일 용감하게 수원까지 올라가서 맥아더와 회담을 하신 노 대통령님은 7월 1일 아아..... 그 노구를 이끌고 빠른 경부 축선이 아니라 호남행 줄행랑을 치신다.&amp;nbsp;&amp;nbsp;이리역에 도착하셔서 무려 8시간을 대기하신 끝에 목포까지 가셨는데 변장을 하셔서 그 누구도 용안을 알아보지 못했다 한다.&amp;nbsp;&amp;nbsp;그러고도 지치지 않는 철인같은 체력을 과시하신 각하는 목포항에서 배를 타셨고 마침내 7월 2일 수천 킬로미터의 장정을 끝내시고 부산에 안착하셨다.&amp;nbsp;&amp;nbsp; 누르미가 나이 일흔이었더라면 저 대장정을 소화할 수 없었으리.&amp;nbsp;&amp;nbsp;누르미 할애비라도 그리할 수는 없었으리.&amp;nbsp;&amp;nbsp; 그 놀라운 스피드와 지구력을 상징하고 기리기에는 핀란드 올림픽 스타디움 앞에 세워진 누르미의 동상처럼 지축을 울리고 달리는 노구의 각하를 우뚝 서게 해야 할 것이다.&amp;nbsp;&amp;nbsp;비문은 이것이 적합할 것 같다.&amp;nbsp;&amp;nbsp;&quot;기차야 기다려라.&amp;nbsp;&amp;nbsp;배야 내가 간다. 부산이 어디메뇨 서울 시민 안심하라&quot; &lt;BR&gt;&lt;BR&gt;&lt;BR&gt;&amp;nbsp;이제 박정희 대통령이다.&amp;nbsp;&amp;nbsp;손가락 들어 &quot;임자 저 탤런트 이쁘구만&quot;이라고 지칭하는 포즈의 동상 시안은 이미 폐기되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lt;A href=&quot;http://pds22.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f69d627b.jpg&quot; target=_blank&gt;http://pds22.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f69d627b.jpg&lt;/A&gt;&lt;BR&gt;&lt;BR&gt;&lt;BR&gt;&amp;nbsp;지나치게 권위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도 있다고도 하고 북한의 아무개를 닮았기 때문에 찝찝해서 그랬다고도 한다.&amp;nbsp;&amp;nbsp;나 역시 이에 동의한다.&amp;nbsp;&amp;nbsp;무려 18년 반 동안 대한민국을 주무르신 관록이 있지, 그 동상은 절대로 저토록 평이할 수 없다.&amp;nbsp;&amp;nbsp;인류 문화사에 남는 걸작품이 되어야 각하의 위명에 맞을 것이며, 그 이상 아름다울 수 없었던 그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어야 나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amp;nbsp;&amp;nbsp;그 모티브 중의 하나로서 나는 이 조각상을 추천하는 바이다. &lt;BR&gt;&lt;BR&gt;&lt;BR&gt;&amp;nbsp;&lt;A href=&quot;http://pds22.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fd92036e.jpg&quot; target=_blank&gt;http://pds22.egloos.com/pds/201104/20/96/a0106196_4daecfd92036e.jpg&lt;/A&gt;&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그렇다. 라오콘이다.&amp;nbsp;&amp;nbsp;트로이의 목마의 위험성을 부르짖다가 바다에서 나온 큰 뱀에 감겨 아들과 함께 죽어가는 비운의 제사장 라오콘의 최후를 담은 이 조각상은 실로 인류 전체의 찬연한 문화유산이다.&amp;nbsp;&amp;nbsp;나는 이 정도 스케일을 원한다.&amp;nbsp;&amp;nbsp; 뱀은 상징일 뿐이다.&amp;nbsp;&amp;nbsp;민중의 저항일 수도 있고, &quot;야수가 되어 유신의 심장을 쏜&quot; 김재규의 변신일 수도 있다.&amp;nbsp;&amp;nbsp;고통에 사로잡혀 &quot;나는 괜찮아!&quot;를 부르짖는 각하의 비장한 몸&amp;nbsp;&amp;nbsp;오른쪽에는 기타를 든 여가수가 있어야 하고, 그 왼쪽에는 청초한 여대생이 공포에 떨며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amp;nbsp;발 아래는 시바스 리갈 공병이 굴러야 하고 석상 뒤 보이지 않는 곳에는 장렬하게 화장실에 숨었다가 총맞고 죽은 차지철이 마지막 몸을 숨긴 변기가 아스라히 모습을 드러내리라.&amp;nbsp;&amp;nbsp;&amp;nbsp;&amp;nbsp;또한 각하의 파티에는 항상 두 명의 여인이 초대되어 좌우로 앉은 바 왼쪽으로 기울어지면 왼쪽의 여자가 남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 오른쪽의 여자가 남았다고 각하의 채홍사들이 증언했던 바,&amp;nbsp;&amp;nbsp;이날은 미처 각하의 용안이 기울어지기 전에 사단이 났으므로 머리가 어느 쪽으로 치우져서는 곤란할 것이며, 라오콘 석상의 표정이 보여주는 그 놀라움과 비탄, 충격과 공포가 골고루 버무려진 얼굴 또한 조각가의 손 끝에서 창조되어야 하리라. &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이 정도 동상이 우리 앞에 세워진다면 다시 언급하고 약속하며 누가 못믿겠다면 변호사 친구 녀석을 불러 공증이라도 하겠거니와 나는 저 동상들의 건립 위원이 되어 얼마 안되는 모든 사재를 기부할 것이다. 이것만은 마누라도 못막는다.&amp;nbsp;&amp;nbsp;저 동상들이 우뚝 서서는 날 나는 마누라에게 맞아죽은 고혼이 되어도 창공을 떠돌며 기뻐 손뼉치고 그 동상의 어깨들에 깃들 것이다.&amp;nbsp;&amp;nbsp;나는 그분들의 동상 건립을 찬동한다.&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 &lt;BR&gt;&lt;BR&gt;&lt;BR&gt;&lt;BR&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7753</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Thu, 21 Apr 2011 11:38:52 +0900</pubDate>
</item>

<item>
<title>이 법은 무엇이며 저 법은 무엇이냐</title>
<description>&amp;nbsp;&lt;!--StartFragment--&gt;
&lt;P class=바탕글&gt;5년 반 맡아 왔던 험악한 프로그램이 막바지에 이르니 우리가 만천하에 그 행적을 공개하고, 또 고발하여 콩밥까지 드시게 했던 분들이 스쳐갑니다. 수십년간 지적장애인을 노예처럼 부리며 이따금 말 안들을 때엔 적당한 훈육의 매도 서슴지 않으신 분도 계셨고, 결벽증에 사로잡혀 제 새끼들로 하여금 하루에 여섯 시간씩 물청소를 시키다가 여차하면 엉덩이에 피고름이 맺히도록 두들겨 팬 분도 생각납니다. 아참, 혼자 사는 할머니한테 들러붙어서 모든 재산 다 뺏고 집까지 팔아먹으려다가 경찰에 수배됐고 결국 쇠고랑 차는 순간 내 앞에서 똥을 싸 뭉개는 엽기적 행동을 선보였던 아저씨도 빼놓을 수 없지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눈살 찌푸리면서 그런 인간들 얘기하지 말라고, 밥맛없다고 손사래치는 선배 모습 선하네요 하하. 오늘은 그들이 한 짓을 까발리려거나 미주알고주알 혀 끝에 올리려는 심산이 아니올시다. 오히려 심심한 유감과 위로의 뜻을 전하고픈 마음이지요. 우리는 그들의 폭력성을 백일하에 드러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을 주구리장창 지켜보면서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을 포착하고는 만세를 부르며 온 대한민국에 전파로 뿌려 댔지요. 즉 그로 인해 그들이 받아야 했던 형극은 우리가 심어놓은 가시밭길이었단 말씀입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내가 관여했던 한 &apos;노예&apos;의 주인은 글자 그대로 악마가 됐었습니다. 한 네티즌이 구글 서비스를 통해 얻은 그 동네의 위성 사진에다가 주인의 집을 &apos;악마의 집&apos;으로 표기해서 인터넷에 올려 놓은 걸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던 건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방송 나가는 중에 돌이 유리창으로 날아왔다니 닐러 무삼하겠습니까. 쓰레기를 통째 투척하기도 하고 의분에 그득한 취객이 대문을 발로 차면서 &quot;이 악마 새끼야 나와라.&quot; 고래고래 농성한 적도 있다지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촬영하면서 나는 그에게 &quot;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실 수 있습니다.&quot;라고 사무적인 말투로 전했습니다. 한 인간을 인간 이하로 취급한 사람에게 내가 던질 수 있는 최대한의 경고이기는 했지만, 기실 그 말에서의 방점은 &apos;도의적 책임&apos;에 찍혀 있었어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왜냐면 냄새 난다고 집안에 들이지도 않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아 쓰레기를 뒤지게 만들고, 소를 부리듯 일을 시키기는 했지만 어쨌건 크게 설화를 입은 공무원 말마따나 &quot;그 동안 거둬 온 공로(?)&quot;를 내세울 게 뻔한데다가, 월급을 안 주는 건 근로기준법 위반이지만 농촌 일에는 적용이 애매할 수도 있다는 자문이 있었고, &apos;인간을 인간 이하로 취급한 죄&apos;같은 건 우리 형법에 없고 각종 복지법도 적용하기가 모호했기 때문이었어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즉, 이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옭아밀 수 있는 길이란 폭력이 동반된 명백한 학대 장면을 잡아내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며칠을 눈에 불을 켜도 내 카메라 앞에서는 주인은 주먹이나 발을 휘두르거나, 몽둥이를 들지 않았어요. 그러니 법적 책임이라는 말에는 힘이 들어갈 수가 없었던 거지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어요. 기껏해야 불구속 기소에 벌금형 정도로 (이건 제 예상이 아니라 관련 시민 단체나 복지 기관 모두의 판단이었어요.) 생각했는데 방송에 나가고 시청자들의 분노가 A급 태풍으로 돌변하면서 모든 것이 뒤바뀌었습니다. 방송 며칠 뒤 해당 경찰서는 주인을 긴급체포했습니다. 하루는 저를 애타게 부르더군요. 참고할 일이 있으니 제발 와 달라고. 아니 갈 수도 없어 경찰서에 출두해서 이것저것 대답을 해 줬는데 글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소인 조사를 하고 있는 겁니다. 고발하는 사람은 없는데 여론은 추상같고, 부탁할 데도 없고 하니 저를 이용했던 거 같아요. &quot;처벌을 원하시는 거지요?&quot;라고 묻는데 좀 어이가 없었지만 어쩌겠어요. &quot;법이 허락하는 한 그에 대한 댓가를 치루기 바랍니다.&quot;라고 했지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그러고 나니 구속 영장이 떨어졌습니다. 폭력 행위도 없고 나랏돈을 떼먹은 것도 아닌데 (수급비 횡령도 대단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긴 했는데 역시 법적으로는 하자가 적었나 봐요. 횡령죄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노인복지법 위반으로 구속이 된 건 사상 최초라고 했어요. 그래도 얼마 있다가 집행 유예 정도로 풀려날 것으로 보았고, 그게 변호사와 경찰들의 생각이기도 했는데 재판정에서 또 한 번 기함할 일이 터져요. 공판 목격자에 따르면 판사가 피고인을 확인하고는 대번에 표정이 굳어지더랍니다. 그리고 판결문을 읽어내리는데 그 잘못을 낱낱이, 그리고 준열하게 지적하고는 글쎄 실형을 때려 버렸다는군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피고인 노예주도 노인이었어요. 그리고 시골에 놀러온 도시 사람 행세를 하던 내게 속사정을 있는 말 없는 말 다 털어내는 순진한 촌로였고요. 사악하기보다는 무지한 사람이었어요. 물론 무지한 것도 죄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경찰서에 가서 그를 만났을 때 고개 숙이고 벌벌 떨고 있던 그 모습은 잊기 어렵네요. 오죽하면 내 입에서 “힘내세요.”라는 말이 튀어나왔겠어요. 담당 형사가 어이가 없는지 웃던 모습도 부록으로 되살아오네요. 그 부인은 재판정에서 졸도를 했다더군요. 새옷이랑 두부까지 싸들고 왔는데 남편이 다시 끌려가는 것을 보고는 맥을 놓아 버린 거지요.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돌이 날아든, 테러에 가까운 사회적 지탄도, 그 와중에 파괴되다시피 한 일상도 정상 참작의 이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선배,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저는 인간적으로 미안한 감이 들다가도 법의 엄정함에 숙연해졌습니다. 문득 판례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관행이 그랬다는 이유로 &quot;벌금 몇 푼으로 끝날 거야 그게 대한민국이야.&quot; 떠들던 제 경망스러움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어요. 폭력으로 누군가를 해하거나 굴복시킨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한 인간이 한 인간을 인간 이하로 대우하고 그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사태가 빚어졌을 때 대한민국 법은 그렇게 단호할 수 있다는 것이 공화국에 세금 내고 사는 시민으로서 뿌듯해 오기도 하고 말입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하지만 어제 오늘 그 부끄러움은 천 리 밖으로 가고, 뿌듯함은 아예 대기권 밖으로 밀려납니다. SK 가문의 원자 돌림 망나니, 자기보다 열 살도 더 위의 사람을 &apos;교육&apos;시킨다고 배트를 휘두르고 맷값이라고 돈을 내던지는 사람 같지 않은 자, 너는 나보다 열등한 인간이며 나는 너보다 우등한 인간으로서 너를 짓밟을 권리를 행사함을 자신 있게 천명하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인간의 존엄함에 방사능 오염수를 퍼부은 자에게 실형이 아닌 집행 유예가 선고되다니. 대관절 이 법정의 법은 무엇이며 저 법정의 법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물론 조국 교수님 말마따나 “담당 판사는 최철원이 1심 끝나자 신청한 보석도 기각했고, 합의가 있으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폭행죄 사건의 양형재량 범위를 일탈하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저를 부끄럽게 했고, 또 뿌듯하게도 했던 “인간이 인간을 유린한 행위”에 대한 단죄는 양형재량 범위를 일탈한 판결로 전락하지 않을까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저는 법에 문외한이지만 사채업자가 도저히 돈을 갚을 수 없게 된 채무자를 앞에 두고 자 그럼 백만원에 한 대씩만 맞자 하면서 알미늄 배트를 휘두른 것과 술 먹다가 옆자리 손님과 시비가 붙어 손에 잡히는 대로 몽둥이를 휘갈긴 것은 동등한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폭행과 상해는 그래서 다르겠지요. 하물며 비교할 수 없는 금력과 권력을 가진 이가 밥벌이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열 살 위의 노동자를 교육시킨답시고 엎어 놓고 두들겨 패고, 현장에 있던 관리자 나부랭이들이 “합의하고 맞았는데 뭐가 문제냐?”라고 항변하는 인격파탄 인권실종의 국면에서 ‘법대로’라는 단어는 정말이지 얄밉고 억울하며 치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이른바 ‘노예’에게 인간 이하의 의식주를 제공하긴 했지만 주먹 한 번 휘두른 적이 없는데 (제가 목격한 바로는) 방송을 본 모든 이들에게 빌어먹을 악마 새끼가 되어 자기 집에서 살지도 못하고 도망 다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평생 근처에 가보지도 못한 감옥 생활을 해야 했던 그 촌로에게 저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 운이 나빴다고 해야 합니까? 법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겠느냐 꼬우면 SK집안에서 태어나지 그랬냐고 해야 합니까? 어처구니없이 해고되어 생존권 투쟁을 벌이다가 “출입금지 가처분 결정”을 어겼다고 실형을 선고받은 노동자들의 죄가 과연 최철원의 죄보다 무거운가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법이 이렇게 드러내놓고 불평등의 저울을 기울이는 한 이 나라는 법치국가가 아닐 거예요. 한 인간의 권리가 다른 인간의 권리에 비해 터무니없이 미약하게 평가되고, 그것이 유린됨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한, 역으로 한 인간의 권리가 다른 인간에 비해 &apos;완전소중&apos;의 경지에 다다르고 받아야 할 쓴잔까지도 피해갈 수 있는 한, 이 나라는 공화국도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 헌법 제 1조에 회의를 품게 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진짜? &lt;/P&gt;
&lt;P class=바탕글&gt;&lt;/P&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7281</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Sun, 10 Apr 2011 00:12:49 +0900</pubDate>
</item>

<item>
<title>잘못된 사회에 태어난 죄</title>
<description>&lt;!--StartFragment--&gt;
&lt;P class=바탕글&gt;이따금 후배들 편집을 봐 줄 일이 생겨요. 뒤에 앉아서 훈수만 두는 경우도 있지만 구성을 뒤바꾸거나 전면적인 재편집을 감행할 때도 있지요. 어느 쪽이든 한 PD가 짧으면 보름, 길면 스무 날 이상 동안 어떤 노고를 겪고 무엇 때문에 골치가 아팠는지를 훤히 들여다보게 되는 건 같습니다. 며칠 전 제가 후배와 함께 본 아이템의 제목은 “유령이 된 아이”였어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제목이 좀 으스스하죠? 그렇다고 호러물 같은 건 아닙니다. 단지 피가 돌고 따뜻한 손을 지니고 한국말도 하고 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가 아예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임을 표현한 거 뿐입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되었냐구요. 아닙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양경진(가명)인데 경진이는 아예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아이를 골방에 두고 가끔 술심부름만 시키는 아빠와 사기를 치고 돌아다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엄마, 그리고 간간히 아이를 봤던 친척과 마을 사람들 정도만 이 아이를 알 뿐, 이 아이는 그 어떤 공문서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령이었습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경진이는 한글은 고사하고 숫자를 열 이상 셀 줄도 몰랐어요. 자기 이름을 써 보라 하니까 설형문자같은 요상한 기호로 자기 이름을 표현합니다. 봄 다음에는 겨울이 온다 하고, 태어나서 친구랑 놀아 본 적도 없다고 하더군요. 언젠가 인도에서 발견된 늑대 소녀는 말은 못했어도 자유롭게 정글을 누볐을 텐데, 그래도 혀짧은 소리로 말을 잘 하는 이 아이의 생활 공간은 눅눅한 단칸방과 동네 골목길이 다였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몸은 이렇게 됐습니다.&amp;nbsp;&lt;BR&gt;&lt;BR&gt;&amp;nbsp;&lt;IMG height=513 src=&quot;/FDS/newBlogContent/2011/0402/sanha88/%ec%9c%a0%eb%a0%b9%ec%9d%b4%eb%90%9c%ec%95%84%ec%9d%b4.jpg&quot; width=331&gt;&amp;nbsp;&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지방간 3기. 소아당뇨가 의심스러운 초고도비만. 초등학교 1학년 나이의 아이의 체중이 70킬로그램에 육박했어요. 그리고 방 안에서 아이는 통째로 발가벗고 있었습니다. 아예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니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했고, 아이는 이빨이 여기 저기 썩어나가도 치과 한 번 가지 못했다고 했어요. 현장을 본 변호사는 이를 갈았지요. “이건 방임을 넘어서서 유기입니다 유기.”&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그래도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아이를 병원에 진단이라도 받게 해 보자고 애걸복걸, 허락을 얻은 후 문 밖을 나간 날, 아이는 그야말로 훨훨 날 듯 뛰어다녔어요. 함께 손잡고 달리던 해병대 출신 후배가 숨차할 만큼 아이는 호숫가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달렸지요. 얼마나 저러고 싶었을까 나도 모르게 혀를 쩍쩍 차고 있더라고요. 봉고차에 오르기도 힘겨워할 만큼 무거운 아이가 봄바람을 가르며 쿵쿵 내닫는 뒷모습이 어찌 그리 처량한지.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그렇게 제 자식을 방임 내지 유기하고도 아버지는 아이와의 격리를 거부했습니다. 니들 자식 아니고 내 자식이고, 내 자식 내가 키우며, 학교는 내가 알아서 보낼 것이다. 관여하지 마라. 제 보기엔 살풋 마음의 병이 있어 뵈는 아버지의 고함이었습니다. 물론 아이도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였고요. 격리가 쉽지 않겠다 싶어 걱정을 하는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의외로 선선하더랍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강제 분리 해야 하고, 할 수 있어요. 여차하면 데려가면 돼요. 아버지가 친부란 증거가 없잖아요. 출생신고도 안 된 애한테 법적인 아버지가 어딨어요.” 오호라 출생신고도 안한 아버지가 이토록 고마울 줄이야. 그래 넌 법적으로 애비도 아니야.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구.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경찰이 개입하여 그 흉흉한 집에서 유령이 된 아이를 빼내 오던 날, 아버지는 아주 발악을 하더군요, 별 쌍욕을 다 들으면서도 아버님 아버님 하며 설득을 그치지 않는 후배의 모습을 보면서 짜식 고생했다 공치사라도 건네려는데 이 아버지 최악의 멘트가 터져 나왔습니다, “내 자식이야. 내가 팔아먹어도 되는 거야.”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그만 모니터를 지켜보던 내 입에서도 험한 말이 튀어나왔지요. 아시다시피 저 욕 잘하잖아요. 그날 내가 현장에 지원 갔더라면 일이 틀어지든 말든 그 자식은 저한테 질리도록 욕을 얻어먹었을 겁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그 와중에 아이는 어른들의 채근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으면서도 아빠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혀 짧은 소리를 내고 있었어요. 세상에 내지르고 끼니 챙겨 준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는 그 잘난 아버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하지만 아이도 알고 있었어요. 분리된 뒤 이렇게 말하는 걸 보고 얼마나 콧날이 찡해지던지. “아빠 설득해 주세요. 여기 있는 게 아빠한테도 좋고 나한테도 좋다는 거를.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근 6년 동안 간단치 않은 일을 해 오면서 가장 가슴이 아플 때는 역시 상처받는 아이들을 만날 때였습니다. 한 보름 전에는 후배들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을 일이 벌어졌죠. 한 가스 검침원 아주머니가 전화를 해 왔어요. 검침하러 들어갔는데 아이 상태가 너무 안좋아 보이더라는 거였죠. 마른대로 마른데다가 얼굴에 여러 군데 멍이 든 채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밟혀서 제보를 준 거죠.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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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후배들은 사흘 밤낮을 그 집이 조금 들여다보이는 위치에서 지켜봤고 마침내 끔찍한 모습을 보게 돼요. 갑자기 엄마가 아이한테 뭘 먹이는 겁니다. 처음에는 뭔지 몰랐는데 한 PD가 그게 물병도 아니고 음료수통도 아닌 대야라는 걸 발견했어요. 그리고 그 대야는 아까 아이에게 소변을 보게 할 때 사용했던 대야라는 것도. 아이는 자기가 눈 오줌을 먹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어요. 오줌을 자주 싼다는 아이에 대한 벌이었을까요.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잡고 꿋꿋이 대야를 기울였고 아이는 꼼짝없이 받아먹고 있었습니다.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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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혹자들은 그렇게 땅을 치죠. “그걸 보고만 있느냐. 당장 뛰어들어 애를 구해야지.” 그랬다간 아무도 못 구하고 일만 그르쳐요. 경찰이 애 오줌 먹였다고 잡아가지도 않고 아동보호전문기관도 그것만으로 분리하진 못해요. 우리나라의 친권이 얼마나 강한데요. 앞에서 말한 유령이 된 아이..... 만약 그 아버지가 만약 출생신고를 했더라면 그는 며칠 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가서 아들을 내놓으라고 할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도 그 권리를 끝끝내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게 대한민국 법입니다. &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 class=바탕글&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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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다시 돌아와서, 애 엄마에 대한 분노를 이를 갈면서 밤을 지새운 후배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갑자기 초새벽에 앰뷸런스가 들이닥치더랍니다. 잠이 덜 깬 눈으로 지켜보니 뜻밖에도 앰뷸런스에 태워지는 건 그 불쌍한 아이더라는 거예요. 허둥지둥 병원으로 쫓아가 사정을 알아보니 아이는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이었습니다. 엄마 말은 아이가 오줌을 싸서 베란다에 내놓고 벌을 세웠는데 경기를 일으키면서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는군요. 그리고 며칠 뒤 세상에 나온 지 7년. 무엇 때문인지 엄마로부터 온갖 구박을 다 받고, 제가 눈 오줌까지 들이마셔야 했던 아이는 가련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이의 마지막 며칠을 지켜본 후배들이 어떤 심경이었을지는 적지 않겠습니다.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을 거예요. 후배의 페이스북을 훔쳐 봅니다.&lt;/P&gt;
&lt;P class=바탕글&gt;&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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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뭐가 그리 급해 이렇게 하루 만에 먼길을 떠나 버렸는지......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그저 끝없이 흐르는 눈물만. 밤을 새워 술을 먹어도 자꾸만 멀쩡해지는 모습이 한없이 네게 미안해진다.”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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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강남에 가서 셋째인가 넷째를 낳으면 천만원 단위의 돈을 준다는 전설을 어제 들었어요. 누가 그 얘길 들으면서 나도 강남 가서 낳을까 했더니 바로 태클이 들어왔지요. “걔 키우는데 돈이 그 스무 배는 들어갈 텐데 그 천만 원으로 퉁치자는 거야 임마. ”　이 농담으로 잠깐 시시덕거리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낳기만 하면 부모가 아니듯, 아이가 태어난 것만 축하하는 건 사회가 아니라는 생각이요. &lt;/P&gt;
&lt;P class=바탕글&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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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채 영글지 못한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것은 사회의 미덕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최소한 학대받는 아이들은 없게 하겠다는 것은 장엄한 선언이 아니라 당연한 일상일 뿐이지요. 그리고 그 의무는 투자에 의해 이행되고 그 일상은 제도를 통해 개선됩니다. 그렇게 상처받은 아이들 격리되면 그룹홈으로 갑니다. 형편이 좋은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열 여덟 평짜리 아파트에 열 댓 명이 바글거리면서 살아가기도 하지요. 그 그룹홈조차 없는 지역도 많구요. 또 심지어 그것이 알려지면 아파트 지역 주민들이 추방 운동도 벌이기도 한답니다.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신묘한 주문 “집값 떨어져.”&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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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언젠가 본 제목도 까먹은 미국 영화에 그런 것이 있었습니다. 한 중국인 컴퓨터 게임 제작자가 아들을 키우는데, 그만 아동학대로 고발이 돼요. 동양식으로 회초리 때린 것 하고, 마치 매를 때린 것 같은 자국이 남는 중국식 안마(?) 때문에 오해를 받아 그예 아동보호센터에 애를 뺏겨 버립니다. 검사는 이 아버지가 “한 잔인한 원숭이가 사람을 죽이고 토막내고 삶아 죽이고 녹여 죽이는 잔인한 스토리의 게임을 만드는 자로서 아이 양육에 부적절”하다고 논고하는데, 아버지는 이렇게 절규하지요. “니가 서유기를 알아?”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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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이렇듯 영화의 주제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되찾으려는 부정(父情)이었지요.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 위해 홈통을 기어오르는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적이었구요. 그런데 선배. 저는 그것보다는 엉뚱한 쪽에서 더 감동을 받았어요. 영화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검사나 아동보호센터의 단호함에 더 감동이 가더라구요. “니가 아버지라고는 하지만 너 그따위로 하다가는 (물론 이 대목이 오해였다고는 해도) 우리가 애를 돌볼 거야. 우리 사회가 너 같은 부모보다는 애를 더 잘 기를 자신이 있다구,” 라고 으름장을 놓는 듯한 그 자신감 말입니다. 제가 너무 삐딱해진 걸까요. 생활수급비 받아먹으려고 애 끼고 살면서 제 술은 안 걸러도 애 밥은 굶기기 일쑤였던 무뢰한, 자식 앵벌이시킨 돈으로 게임방에서 살면서 찜질방값 떼 주는 것으로 아버지로서의 할 일을 다하던 무위도식자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걸까요.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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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바탕글&gt;우리가 만나는 그 끔찍한 상처에 신음하는 아이들에 대한 1차적 책임은 당연히 무책임하기는 끝이 없고 난폭하기로도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부모에게 있습니다. ‘부모 잘못 만난 죄’지요. 하지만 그 부모는 손오공처럼 화과산 꼭대기에서 바위를 뚫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마녀의 뱃속에서 태어난 내츄럴 본 악마도 아닙니다. 대개 사회적 부적응자들이고, 똑같은 상처를 어려서 받아왔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사회는 그 부적응자들을 최소한 줄이고, 똑같은 상처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구요. 그런데 우리 사회가 그 노릇을 제대로 해 왔느냐. 이 질문 앞에서 도리도리 테크노춤을 추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결국은 아이들의 죄목에 하나가 더 추가될 밖에요. “잘못된 사회에 태어난 죄”. &lt;/P&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7002</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Sat, 02 Apr 2011 08:45:25 +0900</pubDate>
</item>

<item>
<title>천안함, 진보의 &quot;아니면 말고&quot;가 되지 않기를</title>
<description>제가 난생 처음 데모란 걸 나가 본 건 88년 4월이었어요.&amp;nbsp; 총선날이었지요.&amp;nbsp; 공휴일이라 수업이 없는데도 술 얻어먹으려고 학교 갔는데 갑자기 도끼눈을 뜬 선배들이 들이닥칩니다.&amp;nbsp; &quot;컴퓨터 부정의 증거가 나왔다.&quot;는 겁니다.&amp;nbsp; 말인즉슨 서울엔가 어디엔가 유선방송사에서 선거가 진행 중인 와중에 &quot;민정당 몇 석, 평민당 몇 석&quot; 운운하는 선거 결과 방송이 송출되었다는 겁니다.&amp;nbsp;&amp;nbsp;선거 따위 의미없이, 미리 만들어놓은 결과가 뜻하지 않게 노출된 결과라는 게 선배들의 주장이었어요.&amp;nbsp;&amp;nbsp; &lt;BR&gt;&lt;BR&gt;&amp;nbsp;선배도 기억하시겠지만 87년 대선을 &apos;컴퓨터 부정&apos;이라는 주장은 꽤 오랫 동안 대학가를 풍미했어요.&amp;nbsp; 제가 처음 받은 교지의 화보는 &quot;컴퓨터 조작의 증거 사진&quot;들로 도배되고 있었으니까.&amp;nbsp;&amp;nbsp; 뭐 그런 식이었어요.&amp;nbsp; 오후 9시의 투표 결과는 노태우 몇 표 김대중 몇 표인데 몇 시간 뒤의 보도에선 김대중 표가 줄어 있더라.....그런 것이 여러 건이더라는 류의&lt;BR&gt;&amp;nbsp;&amp;nbsp; &lt;?xml:namespace prefix = o ns = &quot;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quot; /&gt;&lt;o:p&gt;&lt;/o: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lang=EN-US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gt;&amp;nbsp;동아리 선배가 열정적으로&amp;nbsp;뱉어낸 설명에 따르면, 컴퓨터에 미리 결과를 입력해 놓고 개표와 관계없이 컴퓨터 조작 결과만 앵무새처럼 낭송한 것이 지난 대선이었는데, 오늘 총선에서도 똑같은 일을 벌였고, 그 와중에 누군가의 실수로 어느 지역의 유선 방송사에서 끝나지도 않은 총선 결과가 방송되었다는 겁니다. 빼도 박도 못할 증거이지 않느냐 자 학우여 일어나라...... &lt;BR&gt;&lt;BR&gt;&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 &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lang=EN-US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gt;&amp;nbsp;거리에서 이리 뛰고 저리 튀다 보니 어쩌다 대중 선동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전직 총학생회장 뒤를&amp;nbsp;따르게 됐습니다. 집회 내내 그 특유의 칼날같은 목소리로 학생들을 지휘하던 그는 마무리 집회에서 “오늘은 시작일 뿐이며 작년(87년)처럼 매일 여러분을 명동에서 뵙게 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지요. 그러나 총선 결과가 공개되었을 때 그 모든 열기는 산산이 가루져 공중에 흩어져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어요. ‘여소야대’가 된 겁니다. 김대중이 이끄는 평민당은 제 2당으로 올라섰고요. &lt;BR&gt;&lt;BR&gt;&amp;nbsp;물론 저는 명동에 매일 출근하지 않게 되어 좋았지만서두&amp;nbsp;저 특유의 심술을 못참고 볼멘 소리를 했답니다. “컴퓨터 부정이라매예?” 그때 선배의 답은 참 영웅적이었어요. “우리의 투쟁으로 황급히 결과를 바꾼 걸 거야.”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amp;nbsp;&amp;nbsp;&lt;BR&gt;&lt;BR&gt;&amp;nbsp;&lt;SPAN lang=EN-US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gt;그 해 제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집회는 이른바 김현희 사건 1주년을 맞은 “KAL 858기 폭파 진상 규명”에 관한 집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나열되었던 의혹들은 대충만 주워섬겨도 A4 용지 두어 장은 꽉 채울 것 같네요. 아니 무슨 놈의 공작원이 가는 곳마다 기념 사진을 찍고 앉았으며, 그 큰 비행기가 추락했는데&amp;nbsp;유류품은 왜 없으며, 비행기 이륙 전 내려버린 한국인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방북했던 장기영 부총리에게 화환을 전달하는 소녀는 김현희가 아니라 북한에 살고 있는 딴 사람이며, 라디오 정도에 숨겨진 컴포지션4로는 비행기가 SOS 사인도 못보내고 공중 분해될 만한 위력이 아니고 등등 기타 등등 엣 시트라 엣 시트라 엣 시트라. &lt;/SPAN&gt;&lt;/P&gt;
&lt;P class=바탕글&gt; &lt;BR&gt;&lt;o:p&gt;&lt;/o:p&gt;&lt;/P&gt;
&lt;P class=바탕글&gt;&lt;SPAN lang=EN-US style=&quot;mso-fareast-font-family: 바탕&quot;&gt;&lt;BR&gt;&amp;nbsp;그 중에 결정적인 건 바로 “누가 덕을 봤느냐?&quot;는 질문이었습니다. 하필이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누구 좋으라고 누가 그런 짓을 하겠느냐는 논리였지요. 사건 발생도 발생이지만 김현희가 김포 공항 비행기 트랩을 내려 온 것은 대통령 선거 전날이었으니 동네 강아지에게 누가 덕을 봤을까 물어 보면 &apos;안정이냐 혼란이냐&apos;를 내세운 보통 사람을 바라보고 짖었을 겁니다.&amp;nbsp; 정권만 바뀌면&amp;nbsp;이런 말도 안되는 조작한 넘들 다 까발려서 콩밥 먹일 수 있다고&amp;nbsp;생각했고,&amp;nbsp;그래야 희생자들의 원혼이 풀릴 수 있다고&amp;nbsp;보았었지요.&amp;nbsp; 아웅산 사태도 전두환의 정적 숙청이라고 우기는&amp;nbsp;친구들에게는 자신있게 감자를 먹이던 나도 김현희만큼은&amp;nbsp;안기부의 작품이라고 믿었으니까.&amp;nbsp;&amp;nbsp;&lt;BR&gt;&lt;BR&gt;&amp;nbsp;그런데 88년 가투를 이끌던 형과 김현희 안기부 작품설을 설파하던 선배가 지지하던 정치세력이 정권을 10년 동안이나 잡고, 지금도 정치권의 중견이나 지자체장으로&amp;nbsp;봉직하고 있는 요즘,&amp;nbsp;KAL 858 사건은 결국 북한 출신의&amp;nbsp;특수공작원 김현희의 소행으로 99퍼센트 드러났습니다.&amp;nbsp;&amp;nbsp; 발끈하시는 분들이 분명 계실 텐데&amp;nbsp;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한홍구 교수의 말을 좀 길게 인용해 보죠.&amp;nbsp;&lt;BR&gt;&lt;BR&gt;&amp;nbsp;&quot;&amp;nbsp;제가 직접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국정원 과거사위에서 KAL기 사건을 조사했습니다. 조사해보니 김현희가 KAL기를 터트린 것이 맞더라고요. 적어도 우리의 판단으로는 그렇습니다. KAL기 폭파 사건 관련해서 엄청나게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amp;nbsp; 그래서 민간 쪽에서 KAL 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하던 분을 모셔다가, 그 모든 의혹을 다 적어 놓고, 하나하나 풀면서 지워나갔습니다. 몇몇 문제를 빼놓고는 거의 대부분 김현희가 범인이라는 정황이 증명되었습니다. 김현희는 분명 남쪽 출신이 아니었고요. &lt;/P&gt;
&lt;P align=justify&gt;....... 민간에서는 아직도 KAL기를 안기부가 터뜨린 것이다, 라고 많이들 믿고 있는데요. 저희가 조사한 사항의 거의 대부분이 김현희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는데, 그게 다 맞더라고요. 김현희도 약을 먹고 죽으려다가 살아났잖아요. 만약 김현희가 죽었다면 오히려 안기부가 꼼짝없이 뒤집어쓸 수밖에 상황이 됐을 겁니다.&quo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한홍구 교수가&amp;nbsp;안기부에 약점을 잡혀서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분명히&amp;nbsp;계실 겁니다.&amp;nbsp; 실제로 일부 유족들은 저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했다고 하는군요.&amp;nbsp;&amp;nbsp;그러나 그 근거란&amp;nbsp;자신들의 믿음 뿐이라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amp;nbsp;&amp;nbsp; 그런데 선배.&amp;nbsp;&amp;nbsp;역으로 한 번 생각해 봅시다.&amp;nbsp; 아무리 거짓말을 밥먹듯&amp;nbsp;하고 사람&amp;nbsp;알기를 전기구이용 통닭으로 알던 안기부의 인간백정들이라고 해도 말이죠.&amp;nbsp;&amp;nbsp;&quot;너희들이&amp;nbsp;KAL기 떨어뜨렸지?&quot; 하는 의심을 받을 때에는 아마 미치고 팔딱 뛰었을 겁니다.&amp;nbsp;&amp;nbsp;&amp;nbsp;김현희를 가까스로 살려내서 움직일 수 없는&amp;nbsp;&apos;스모킹 건&apos;으로 들이밀었더니 무려 350가지 (한홍구 교수의 말) 의혹을 들이밀며 저건 가짜라고 타박을 하니,&amp;nbsp;속이라도 확 까뒤집어서 보여 주고 싶었을 테구요.&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무릇 &quot;아니면 말고&quot;는 한나라당이나 조중동이나 아무튼 우리가 수꼴이라고 부르는 집단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습니다.&amp;nbsp; 못먹는 감이든 플라스틱 감이든 일단 찔러 보고 그 상처가 얼마가 나든 아랑곳없이 &amp;nbsp;&quot;아님 말고&quot; 하며 실실거리며 돌아서는 모습은 진정으로 얄밉고 참말로 주먹이 엉엉 울었었지요.&amp;nbsp; 옷도 한 번 빤 옷은 환불도 안해 주는데, 온갖 세상의 도마 위에 올랐다가 내려온다면 어찌 상처가 없겠어요.&amp;nbsp; &quot;아니면 말고&quot;라는 건 위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칼질이지요.&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그런데 선배.&amp;nbsp; 이 &quot;아니면 말고&quot;는 과연&amp;nbsp;저쪽의 전유물이었을까요? &amp;nbsp; 이쪽, 그러니까 &apos;진보&apos;라는 애매한 이름으로 뭉뚱그려지고 있는 이른바 &apos;반MB세력&apos;들도 (거기엔 선배나 나같은 장삼이사도 포함이 되겠지요마는) &apos;아니면 말고&apos;라는 부도수표를 날린 것이 저 두 건 외에는 과연 없었을까요? &amp;nbsp; 물론 그&amp;nbsp;폭과 깊이에 면에서 &amp;nbsp;&apos;저쪽&apos;의 내공에 비할 수야 없겠지만&amp;nbsp;오십보 백보라는 고사성어는 세월을 넘어 엄존하잖아요.&amp;nbsp; 즉&amp;nbsp;&quot;진실은 항상 우리 편&quot;이 아니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amp;nbsp; 그리고 저 간악하고 지긋지긋했던 거짓말장이들도 때로는&amp;nbsp;&quot;왜 이걸 믿지 않는 거지?&quot; 하며 책상을&amp;nbsp;칠 수 있었다는 점도 아울러서요. 진실은 결국 누가 정의의 편인가 하는 믿음에 의해서가 아니라&amp;nbsp;냉정한&amp;nbsp;증거와 합리적 판단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도 추가해야겠죠.&amp;nbsp;&amp;nbsp;&lt;BR&gt;&lt;BR&gt;&amp;nbsp;돌이켜보면 &apos;컴퓨터 부정설&apos;의 근거라는 것들은 &apos;화면상&amp;nbsp;실수&apos;라는&amp;nbsp;해명으로&amp;nbsp;간단히&amp;nbsp;끝낼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amp;nbsp; 그로부터&amp;nbsp;사반세기가 흐른 지금도 방송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데&amp;nbsp;역시&amp;nbsp;사반세기만에 이뤄진 대통령 직선제 개표 방송에서 실수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겠죠.&amp;nbsp; KAL 858기가 북한의 짓일 수 없고, 안기부의 조작이라는 의혹은 수백 가지 제기되었지만 결국&amp;nbsp;살아있는 김현희의 존재에 바스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amp;nbsp; 그때 그런&amp;nbsp;의혹도 있었습니다.&amp;nbsp; &quot;김현희가 진짜&amp;nbsp;테러범이면 왜 사형시키지 않는가,&quot;&amp;nbsp;&amp;nbsp;무척 그럴 듯해 보이지만 매우&amp;nbsp;아둔한&amp;nbsp;의혹이었지요.&amp;nbsp; 오히려&amp;nbsp;안기부가&amp;nbsp;육영수&amp;nbsp;살해범 문세광처럼 전광석화와 같이 김현희를 죽였더라면&amp;nbsp;안기부는 영원히 누명을 벗지 못했을 테니까. &lt;BR&gt;&lt;BR&gt;&lt;BR&gt;&amp;nbsp;아까부터 눈치는 채셨겠지요.&amp;nbsp;제가 천안함 얘기를 꺼내려 한다는 것을요.&amp;nbsp;&amp;nbsp; 혹여 오해하실까 저어하여 말씀드리면 저는 천안함 사건이 위 두 사건과 같다고 말하려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amp;nbsp; 저 자신 아직&amp;nbsp;천안함에 대한&amp;nbsp;개인적 결론은 내리지 않고 있으니까요.&amp;nbsp;그런 의미에서&amp;nbsp;명탐정 셜록 홈즈의 명언 하나를 끌어와 봅니다.&amp;nbsp; &amp;nbsp;&quot;그에 반하는 모든&amp;nbsp;가능성이 사라지면 아무리 아닌 것 같아도, 결국 남는 것이 진실이다.&quo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수학 양, 물리 미, 화학&amp;nbsp;양의&amp;nbsp;발군의&amp;nbsp;성적을 보였던 제가&amp;nbsp;산화알루미늄이 이러니&amp;nbsp;저러니 하는&amp;nbsp;건&amp;nbsp;호메이니 앞에서 꾸란 읽는 소리니 차치하도록 하고, 아주 소박하게만 말해 볼게요.&amp;nbsp;&lt;BR&gt;&lt;BR&gt;&amp;nbsp; TOD 영상이 왜 충돌 순간에만 없냐 다 공개하라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전 이런 생각을 해 봐요.&amp;nbsp;&amp;nbsp; 사건 전 영상에 잡힌 천안함은 정상적으로 항해하고 있었어요.&amp;nbsp;&amp;nbsp;함내의 CCTV에 잡힌 마지막 모습에서 어떤 병사들은 체력 단련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amp;nbsp; 하지만 그 이후 천안함은 지극히 짧은 시간에 뭔가 큰 힘에 의해 동강이 나요.&lt;BR&gt;&lt;BR&gt;&lt;BR&gt;&amp;nbsp;&amp;nbsp;먼저&amp;nbsp;함에 문제가 생겨서 급히&amp;nbsp;항구로 가는 중이었다면, 그래서&amp;nbsp;내 친구의 추정대로 물이 들어차 타이타닉처럼 쪼개진 상황이라고 하면, 이미 그 이전에&amp;nbsp;함장은&amp;nbsp;비상을 걸었을 겁니다.&amp;nbsp; 배 밑바닥에서 물이 들어오는데 아무리 공명심이 강한 함장에 어떤 정신 나간 농담대로 &quot;TV&amp;nbsp; 수신하려고 배를 모는&quot; 당나라 해군이라고 해도 그 상황에서 병사들에게 체력 단련시키고 있진 않아요. &amp;nbsp;하지만 구조된 해군 장병들 구명 조끼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았습니다.&amp;nbsp; 뭔가&amp;nbsp; 급작스런 타격이 가해진 거죠.&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홈즈의 가르침대로 가능성을 하나 하나 없애 봅니다.&amp;nbsp; 먼저 크라켄 습격설.&amp;nbsp;&amp;nbsp; 영화 &amp;lt;캐러비언의 해적3&amp;gt;에서 이미 죽었으니 제외하지요.&amp;nbsp; 암초설.&amp;nbsp; 암초에 부딪쳤다고 1200톤짜리 배가 쩌억 갈라지긴 어렵겠죠.&amp;nbsp; 셋째 미군 핵 잠수함설.&amp;nbsp; 미군 핵잠수함이 부상하다가 천안함을 들이받았다면 천안함이 박살날 수는 있겠어요.&amp;nbsp; 하지만 제가 언제&amp;nbsp;얘기했죠?&amp;nbsp; 백령도 앞바다에 미군 잠수함이 들어오는 건 박태환이 유아풀에서 수영하는 거라고.&amp;nbsp; 그 비싼 핵잠수함을 뭣하러&amp;nbsp;수심&amp;nbsp;40미터의 얕은&amp;nbsp;바다에 들여놓겠어요.&amp;nbsp; 또 한미 합동훈련은 태안 앞바다에서 진행 중이었어요.&amp;nbsp; 선배한테 태안 앞바다와&amp;nbsp;백령도 앞바다간의 거리를 설명드릴 필요는 없겠죠. &amp;nbsp; 그럼 남는 건&amp;nbsp;기뢰나 어뢰의 수중 폭발 말고 어떤 게 있을까요.&amp;nbsp;&amp;nbsp;&amp;nbsp;&amp;nbsp;&lt;BR&gt;&lt;BR&gt;&amp;nbsp;배는 갈라졌어요.&amp;nbsp; 세 동강이 났어요.&amp;nbsp;&amp;nbsp;대체 어떤&amp;nbsp;충격이 1200톤급 배를 갈라 놓았나의 질문에 일단 대답을 해야 합니다.&amp;nbsp; 국방부의 삽질을 비웃는 것도 좋지만, &amp;nbsp;정보 공개 안하니&amp;nbsp;알 수 없다는 어디서 많이 들은 말을&amp;nbsp;하는 말은&amp;nbsp;집어치우고, 대체 군함을 단번에 뽀개는 힘의 정체란&amp;nbsp;무엇인가를 고민해 보고 &amp;nbsp;하나 하나&amp;nbsp;말이 안되는&amp;nbsp;가능성들을 제거해 나가야 하는 거죠.&amp;nbsp; 그래야 &quot;아무리 아닌 것 같아도&quot;&amp;nbsp;&amp;nbsp;결국은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amp;nbsp;지름길이&amp;nbsp;되는 겁니다.&amp;nbsp; 하지만 지금&amp;nbsp;&apos;진보&apos;는 &amp;nbsp;&quot;아닌 것 같은&quot; 가능성만 잔뜩&amp;nbsp; 가지고&amp;nbsp;있을 뿐, 그럼 그게 대체 뭐냐는 질문에는 &quot;미국의 캐비넷&quot; 또는 &quot;국방부의 삽질&quot; 뒤로 숨고 있어요.&amp;nbsp;&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1번 어뢰&amp;nbsp;못믿을 수도 있어요.&amp;nbsp; 하지만 못믿는 방식은 좀 고쳐야 합니다.&amp;nbsp;&amp;nbsp;&quot;컴퓨터 부정&quot;의 그 상세한 증거화면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는지를 상기해 주셔야 해요.&amp;nbsp; 우리 집 대야에 매직 써서 담가 놨더니 며칠이면 지워지더라 따위나&amp;nbsp; 신상철씨와 같은 &amp;nbsp;멍게 타령은&amp;nbsp;전형적인&amp;nbsp;&apos;컴퓨터 부정&apos;의&amp;nbsp;증거사진들의&amp;nbsp;리바이벌입니다.&amp;nbsp;&lt;BR&gt;&lt;BR&gt;&amp;nbsp;&amp;nbsp;그래요 동해안에 사는 가리비와 멍게가 거기서 나왔다고 칩시다.&amp;nbsp;&amp;nbsp;&quot;서해에서 주운 걸 동해에 빠뜨려 놨다&quot;고 해 봐요.&amp;nbsp;&amp;nbsp;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대한민국 국방부는 사건이 나자마자 온&amp;nbsp;동해안을 훑어서 &apos;어뢰 폭발 후 추진체&apos;를&amp;nbsp;주운 후 남해를 돌아서 서해 앞바다에&amp;nbsp;던져 넣는&amp;nbsp;초능력의 보유자가 됩니다.&amp;nbsp;&amp;nbsp; 어뢰 추진체라는 게 백사장에서 금속 탐지기 돌리면 잔뜩 나오는&amp;nbsp;동전 같은 게 아니거든요.&amp;nbsp;&amp;nbsp;&amp;nbsp;&amp;nbsp;인민군 해군이 각잡고&amp;nbsp;남한 해역에서 어뢰 발사훈련을&amp;nbsp;하지 않는 이상 이걸 남한 해역에서&amp;nbsp;발견하기란 한나라당에서 정직한 사람 찾기보다도 수천 배&amp;nbsp;더 어렵단 말입니다.&amp;nbsp;&amp;nbsp;&amp;nbsp;&amp;nbsp;매직으로 숫자나 고치며 발생 시간 조작하면서 삽질에 여념이 없었던 국방부가 왜&amp;nbsp;갑자기 초절정&amp;nbsp;수색 능력을 갖추는 거지요?&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각설하고 제가&amp;nbsp;요즘 가장 경계하는 것은&amp;nbsp;솔직히 수중폭발 (남쪽의 조사단과 러시아 조사단 모두 인정한)&amp;nbsp;에 대한 반론이 재미 과학자들의 성분 분석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너무나 무서울만큼 놀랍게도 &quot;천안함은 조작&quot;이라는 명제를&amp;nbsp;확신하고 있는 듯한 현상입니다.&amp;nbsp; 어떤 분들은 함장 이하 해군 장병들의 &apos;양심선언&apos;까지 요구하면서 정권만 바뀌면 백일하에 다 드러날 일이라고&amp;nbsp;주장하고 계시거든요.&amp;nbsp;&amp;nbsp; 언감생심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amp;nbsp; KAL 858 사건 때의 재판이 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amp;nbsp;&amp;nbsp; 독재의 발톱이 여전히 독기를 품던 시절의&amp;nbsp;의심은 그나마 동정의 여지가 있었지만,&amp;nbsp;&amp;nbsp;김일성이 지난 1.21 사태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사과했던 말대로, &quot;나는 몰랐다. 부대의 맹동분자들이 한 짓이고 다 철직시켰다,&quot;고 나오기라도 한다면, 그때 &apos;진보&apos;는 &apos;아니면 말고&apos;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amp;nbsp;&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제&amp;nbsp;트친인 고은태님 (@GOEuntae)의&amp;nbsp;공감 백배의 표현을 빌어 오면서 저는 제 답답함을 표하면서 그만 자려구요.&amp;nbsp;&amp;nbsp;&lt;BR&gt;&lt;BR&gt;&amp;nbsp;&quot;천안함 사건이 개인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amp;nbsp;점은 어느 쪽도 합리적 의심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과학적&amp;nbsp;진실에 대한 종교적 택일을 강요당한다는 것&quot;&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북한이 어뢰를 쏜 것을 믿지 못하면 빨갱이라는&amp;nbsp;이들이 밉다면,&amp;nbsp;&amp;nbsp;근거 아닌 의혹만으로&amp;nbsp;&apos;양심선언&apos;을 요구하는&amp;nbsp;황당함도 지양해야 할 겁니다.&amp;nbsp; 눈 앞에 놓인 사건을 스스로 추론하고 판단하기를 멈추고 비밀은 저 너머에 있다는 식의 진보판 엑스파일도 접어야 할 겁니다.&amp;nbsp;&amp;nbsp;천안함이&amp;nbsp;&quot;컴퓨터 부정&quot; 사건이나&amp;nbsp;&quot;KAL 858&quot;&amp;nbsp; 사건처럼 어물쩡 어물쩡&amp;nbsp;진보판 &quot;아니면 말고&quot;로 귀결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amp;nbsp;&amp;nbsp;&lt;BR&gt;&lt;/P&gt;&lt;/SPAN&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6872</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Tue, 29 Mar 2011 03:40:0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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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악마들의 목소리</title>
<description>1991년 3월 13일 잠실대교 근처 배수로 (토끼굴로도 불리는)에서 테이프로 코와 입이 막힌 채 죽은 한 아이가 발견됩니다. 이름은 이형호. 44일 전 유괴된 아이였어요. 그 동안 범인은 무려 60여 차례의 전화통화를 통해 부모에게 돈을 내놓을 것을 협박했습니다.&lt;BR&gt;그런데 부검 결과 형호는 유괴 당일날 이미 세상을 떠난 걸로 밝혀졌어요. 아이가 죽어가는 걸 보면서, 아이를 보고 싶으면 돈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고, 이미 죽은 아이를 앞에 두고 애타는 부모에게 이리 와라 저리 가라 조리돌림을 시키고 있었던 거지요. &lt;BR&gt;&lt;BR&gt;&lt;BR&gt;&amp;nbsp;영화 ‘그놈 목소리’에 등장하는 그놈의 목소리는 정말로 소름이 끼치도록 냉정하고 사악합니다. 당시 30대, 지금은 4-50대가 되었을 범인의 목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뱀 혓바닥이 귓바퀴를 쓰다듬듯 징그럽기 짝이 없어요. ‘그놈 목소리’를 만든 박진표 감독은 한때 내 사수였어요. 그 형이 &amp;lt;그것이 알고 싶다&amp;gt; 조연출을 할 때 이형호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몇 년이 흐른 뒤에도 그놈만큼은 꼭 잡아야 한다고 이를 갈곤 했는데 기어코 영화로 제작했더군요.&lt;BR&gt;&lt;BR&gt;&lt;BR&gt;&amp;nbsp;그 선배가 아직 우리 회사에 있을 즈음. 저는 또 한 번 악마의 목소리에 진저리를 친 적이 있어요. 이름이 너무도 특이했던 한 예쁜 소녀가 그만 유괴범의 마수에 걸리고 말았지던 겁니다. 협박 전화 오디오를 베타 테잎으로 옮기며 듣고 있는데, 부모에게 어찌 어찌 행동하라고 지시하는 가운데 만약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얘기하면서 범인은 이렇게 뇌까립니다. “그럼 미지 (차마 얘 본명은 쓰고 싶지 않네요. 형호와 뭐가 다른지는 몰라도 하여간)는 영원히 못 보는 거지.”&lt;BR&gt;&lt;BR&gt;아 그때 진짜 내 입에서 상욕이 튀어나왔어요. 증오가 아니라 공포 때문에요. 욕이라도 퍼붓지 않고는 그 공포를 못 이길 거 같더라고요. “그럼 미지는 영원히 못 보는 거지” 분명히 가성을 쓰는데다 ‘거지’에서 끝을 올려서 웬지 나긋나긋하게까지 들리는 그 목소리는 그대로 지옥에서 온 악마였어요.&lt;BR&gt;&lt;BR&gt;&lt;BR&gt;&amp;nbsp;다행히 범인이 잡혔습니다. 기절할 만큼 놀란 것은 그녀가 악마는 커녕, 살아오면서 전과 하나 없던 젊은 여자였고 배가 남산만큼 불러 있다는 사실이었죠. 포위망을 좁혀 들어가던 경찰이 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까페를 급습했을 때 그녀는 학교 후배들과 함께 대화 중이었어요. 경찰이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을 죄다 조사하려 하자 후배들이 나서서 임산부에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졌고, 경찰도 그에 수긍하고 그녀를 그냥 내보냈다고 해요. 좀 있으면 애를 낳을 엄마, 가난하긴 하지만 연극인을 함께 꿈꾸는 남편이 있었던 아내가 티없이 맑은 얼굴의 아이를 유괴하고 질식시켜 죽였던 겁니다. 역시 유괴한 직후에요.&lt;BR&gt;&lt;BR&gt;&lt;BR&gt;그녀는 쉽게 자백하지 않았어요. 가상의 인물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둥 허위 사실을 그림처럼 지어내어 혐의를 줄여 보려고 발버둥을 쳤고 체포 직전에는 남편에게 “나 혼자 한 거 아니야 시킨대로 했어.”라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잡혀가는 아내 앞에서 남편은 울부짖었지요. “00야 네가 아니잖아. 네가 한 거 아니잖아. 사실대로 말해! 너 이런 짓 할 애 아니잖아.” 그러나 그녀는 그것마저 거짓이었어요. 유복한 환경에서 별 탈 없이 자라났다는, 가난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택해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나섰던 한 젊은 여자는 악마로 변해 있었습니다.&lt;BR&gt;&lt;BR&gt;&lt;BR&gt;&amp;nbsp;PD 선배가 편집하다 화장실 간 틈을 타서 저는 그녀의 얼굴을 스틸로 잡아 두고 뚫어지게 바라봤었어요. 임신으로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살이 붙어 더욱 그랬지만 어디 하나 뾰족한 구석이 없는 얼굴이었답니다. 전철 안에서 그녀를 봤더라면 스스럼없이 일어나 자리를 양보할 임산부였고, 악의가 없어 뵈는 보통 사람이었어요.&lt;BR&gt;&lt;BR&gt;&lt;BR&gt;&amp;nbsp;그날 그녀의 얼굴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면서 저는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를 악마로 만든 건 생활고와 카드빚이라는 아주 평범하지만 독기 넘치는 송곳니들이었지요. 형호를 유괴해서 죽여 버린 후 그 미칠 것 같은 목소리만 남기고 사라진 악마도 어쩌면 자식을 키우는 부모였을 수도 있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애 가지고 장난하는 것들은 다 태워 죽여야 돼.,” 하면서 비분강개하는 아저씨였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떤 계기로 그는 악마 짓을 감행할 이유를 갖게 되었을 것이고, 그 악마성을 스스로 합리화할 핑계를 찾았을 테고, 그 악마의 목소리를 남기면서도 자신이 들춰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독사의 새끼들이 되어 갔을 겁니다. &lt;BR&gt;&lt;BR&gt;&lt;BR&gt;세계적으로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애들을 아파트 밖으로 내던지고 자신도 그 뒤를 따르는 일들이 이제는 그닥 신통한 뉴스꺼리도 못되는 나라에서 앞서 말한 두 유괴범 같은 악마가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라요. 저라도 대책 없이 해고되어 카드빚으로 연명하다가 빚쟁이들한테 못 볼 꼴을 당하고 희망은 안드로메다에나 있다고 한다면 악마가 되지 말란 법이 있겠나요.&amp;nbsp; &quot;그래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다.&quot;라는 합리화만 된다면요. &lt;BR&gt;&lt;BR&gt;절대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는 없는 얘기겠지만 20년 전 형호의 시체가 발견된 오늘,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라는 화두가 떠올랐어요. 또 결코 비슷한 범주의 범죄자가 아니지만 유태인들을 수없이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아이히만을 바라보면서 아렌트가 쏟아냈던 탄식, “그 행위가 아무리 괴물 같다고 해도 그 행위자는 괴물 같지도, 악마적이지도 않았다.”는 말도 스멀거리면서 기어 나왔구요. 갑갑한 맘으로 그녀의 글을 다시 읽다가 어떤 대목에서 덜커덕 발목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는 근거가 주어졌을 때, 선량하고 바람직한 성품을 지닌 (아이히만에 대한 인물평) 사람이 얼마나 쉽게 악마가 되었던가를 통찰하면서 아렌트가 남긴 말이 있거든요. &lt;BR&gt;&lt;BR&gt;“그로 하여금 당대의 엄청난 범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결코 어리석음이 아닌) 순전한 생각 없음 (thoughtlessness)이었다.”&lt;BR&gt;&lt;BR&gt;&lt;BR&gt;&amp;nbsp;발목이 걸린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일본에서 일어난 대참사와 관련해서 어제 오늘 귀에 들렸던 또 다른 형태의 악마의 목소리들 때문이었어요. 제 아들도 아까 쪽발이들 잘 죽었다 어쩐다 해서 제게 불벼락을 맞았습니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수천 명이 죽어간 전 지구적 대참사를 두고 그런 말을 한다는 건 제가 교육을 잘못 시킨 탓이죠. 그런데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프로필 상에서 사대강반대 어쩌고 하는 정치적 입장까지 표할 줄 아는 어른들과 ‘사랑의 하나님’을 찾느라 목청 뜨거운 일부 기독교인들, 심지어 목사들이 토해내는 트윗들은 형호를 죽인 그 악마와 미지를 목 조른 목소리만큼이나 사악하고 독살맞게 제 귀를 찔렀습니다.&lt;BR&gt;&lt;BR&gt;“쪽바리 새끼들 되지는 게 어때서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수만 명을 죽였거든.”&lt;BR&gt;“저는 일본인이 전부 쓰나미에 쓸려가도 손톱만큼의 동정도 하구 싶지 않습니다 일본은 추후 청산의 대상일 뿐이고 전쟁을 해서라도 전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lt;BR&gt;&lt;BR&gt;&amp;nbsp;나름 팔로워도 만 명이 넘고, 열혈 민족주의자에 진보를 자처하는 이 사람의 멘탈리티는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헛소문에 경도되어 조선 사람을 보는 대로 죽창으로 맞창을 냈던 일본인 자경단과 완전히 같습니다. 제 아무리 의로운 분노라 해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결여하고 있다면 그건 스스로를 태울 불길일 수 밖에 없고 그 속에서 악마는 커 가겠죠.&lt;BR&gt;&lt;BR&gt;&lt;BR&gt;악마의 목소리 더 들어 봅시다. 이번 악마의 목소리는 분노가 아니라 자비와 용서의 가성으로 치장되어 있습니다. 나긋나긋하지만 금새 지긋지긋해지는 목소리지요. “일본 8.8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했네요. 주여. 주여. 도우시옵소서. 일본땅의 모든 우상들이 파괴되고 복음이 증거 되게 하옵소서.”　도대체 뭘 도와서 어떻게 해 달라는 건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이런 말도 등장합니다. “많은 우상을 믿는 일본이 심판을 받았음! 계시록 18장”　지진이 하나님의 벌이라는 선언에 뒤이어 목사를 참칭하는 이의 절절한 호소는 그야말로 ‘종결자’가 됩니다. “천지를 운행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야훼) 를 등지고 800만 귀신을 섬기는 일본, 총리로부터 서민까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회개해야 합니다.”&lt;BR&gt;&lt;BR&gt;&lt;BR&gt;&amp;nbsp;물론 이 목소리들은 그리 크게 울림이 있지 못해요. 하지만 그것이 제 고막이 아프도록 들렸던 이유는 그 악마성이 너무나 참람하고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저 말을 하는 사람들이 결단코 정신질환자라거나 허무맹랑한 망상의 보유자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성실히 일하고, 용감히 나서기도 하며, 무척이나 바람직한 성품을 지닌, 심지어 나보다 더 정상적인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더 두려웠겠지요.&lt;BR&gt;&lt;BR&gt;&lt;BR&gt;&amp;nbsp;과거의 죄악이 있기 때문에, 너희들이 한 짓이 있기 때문에 죽어 마땅하다는 악마는 아이히만의 동포들과 관동대지진 이후의 일본인들에게도 깃들었던 놈이고, 어서 회개하라고, 회개하지 않아서 너희들이 이 모양 이 꼴을 당한 것이라고 우기는 악마는 바로 남의 절에 들어가서 땅 밟기를 하고, 절간이 무너지기를 기도하며 단군 상 목을 치고, 자신들의 종교에 반한다는 이유로 정부의 결정을 무산시킨 대마왕의 졸개들이기 십상일 겁니다. &lt;BR&gt;&lt;BR&gt;시덥잖은 음성일지언정 악마들의 목소리에 매우 예민한 이유는 나 또한 악마가 될 수 있는 자이며, 악마란 특출한 사악함이 아닌, 상상 이상의 ‘생각 없음’과 끔찍한 자기합리화의 통정으로 인해서 태어나는&amp;nbsp;것임을 알기&amp;nbsp;때문이라고 여겨 봅니다. 저는 더 이상 악마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lt;BR&gt;&lt;!--&quot;&lt;--&gt;
&lt;CENTER&gt;&lt;BR&gt;&lt;BR&gt;&lt;/CENTER&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6403</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Sun, 13 Mar 2011 19:50:2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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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리비아 바라보며 우리를 한하노라</title>
<description>모래 태풍과도 같은 민주화 열기가 아랍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알제리,이집트,바레인,예멘, 리비아,이란은 물론 절대왕정 사우디까지 움씰거리는 모습은 가히 왕년의 ‘도미노 이론’의 재판입니다. 헌데 그 대부분의 모습은 일종의 데자뷔로서 뇌리를 건드립니다. 자동 소총과 탱크 캐터필러, 전투기의 폭격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는 악의 무리들과 결연히 그에 저항하여 일어서는 시민들의 모습은 한국인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기 때문이죠. &lt;BR&gt;&lt;BR&gt;&lt;BR&gt;전쟁이 끝난 지 10년도 되지 않던 때,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군가를 데모가로 부르면서 경찰의 난사 앞에 가슴팍을 들이밀었던 4.19의 뜨거움도 있었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쉬쉬하는 가운데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하는 울먹임을 뒤로 하고 수백 명의 시민이 제 나라 군대의 총에 맞아 죽었던 장렬하나 비참했던 5.18도 엄연하며, 타흐리르 100만 인파와 비견될만한 87년 서울 시청 앞 노제를 이미 오래 전에 구현한 바 있는 우리 아니겠습니까. 난 선배를 비롯해서 한 두 학번 안짝의 선배들이 딱 하나 부러운 게 87년을 거리에서 겪었다는 겁니다. 싸움의 참여자로서 그 감동을 만끽했다는 건 보통 경험이 아니죠. &lt;BR&gt;&lt;BR&gt;하지만 카다피를 보면 좀 묘합니다. 이승만은 알아서 도망갔고 박정희는 총 맞고 죽었고 전두환은 항복 선언으로 위기를 벗어났는데 이 카다피는 죽어도 리비아에서 죽을 것이라고 악을 쓰면서 발포를 거부한 군인들을 불태워 죽이는가 하면, 외국 용병들까지 사 와서는 자기 국민들을 학살하는 상상 그 이상의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예측 불허의 리비아를 보면 어디서 한 번 본 것 같은 여유있는 기시감이 아닌 불길한 상상 하나가 턱밑까지 치솟습니다. 리비아나 이집트와는 대한민국보다 훨씬 더 친밀한 관계에 있었으며 동맹국 수준의 우의를 나누었던 또 하나의 코리아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에그 또 시작이니? 하면서 이맛살 찌푸릴 것 알아요. 하지만 좀 들어 보세요, &lt;BR&gt;&lt;BR&gt;재스민 혁명이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만개할 때에도 기름신의 축복이 있고, 상대적으로 공고한 정치 체제를 지녀 왔다고 평가되던 리비아는 태풍의 이동 경로에서 한 발 벗어나 있는 듯 했어요. 특히 그 믿음에는 묘한 후광과 기대가 덧붙여져 있었지요. 무바라크같은 전형적인 친미 독재자가 아닌 반제국주의를 표방하고 외세의 간섭을 몰아낸 ‘자주적’ 인물이라는 것이었어요. 통일운동가 진관 스님의 평가를 다시 듣습니다.&lt;BR&gt;&lt;BR&gt;“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미국을 몰아내고도 얼마나 잘사는 나라가 되었는가. 우리도 미국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모법을 리비아로 부터 배워야 한다. 리비아는 미국의 침략자들에게 국가의 재산이 넘어갔는데 카다피 지도자의 힘과 민중의 힘으로 미국에 빼앗긴 재산을 다시 찾았다. 지금까지 미국이 리비아에 머물러 있었더라면 리비아는 미국의 완전한 식민지가 되었을 것인데 리비아는 독립 국가로써 당당히 살고 있는 리비아는 정말로 부러운 나라다. 리비아 민중들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인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살고 있는 모범적인 나라가 되었다. 우리는 리비아 민족에 지도자의 바르고 당당한 민족정신을 따라 배워야 한다.” &lt;BR&gt;&lt;BR&gt;&lt;BR&gt;카다피가 청년 장교 시절의 행동에 대해 부정하고픈 마음 전혀 없어요. 그가 원래부터 지금 같은 사이코패스였다는 주장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는 선배도 아시다시피 패기 넘치는 젊고 능력도 있는 지도자였어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진관 스님이 사자후를 토하신 건 21세기의 일입니다. 또 한 번 애석하게도 이미 20세기 말쯤 되면 카다피는 변질될 대로 변질되어 눈 깜짝하지 않고 수백 명의 수형자들을 학살하는 독재자의 길을 걷고 있었구요. &lt;BR&gt;&lt;BR&gt;이 지점에서 제가 묻고 싶은 건 이겁니다. 진관 스님이 말씀하신 그 빛의 영역을 인정하되, 대관절 무엇이 진관스님의 혜안을 가려 그 그림자에 둔감하게 만들었을까이죠. &lt;BR&gt;&lt;BR&gt;글을 곱씹어 읽으면 그 답은 의외로 간단히 나옵니다. ‘자주’가 빚어낸 환상이고, ‘반제국주의’라는 만병 통치어, 그리고 미국이라는 괴물에 맞서는 (이미 그렇지도 않았음에도) 존재에 대한 조금은 무망한 경외감. &lt;BR&gt;&lt;BR&gt;&lt;BR&gt;진관 스님의 윗글과 카다피에게 수여된 ‘불교인권상’ (쉣... 무슨 명예박사학위도 아니고) 은 지금 수구언론의 조롱감이 되고 있습니다. 부끄러워할 건 부끄러워해야 해요. 진관 스님만 얼굴 붉힐 게 아니라, 세상에 지금의 카다피가 어떤 놈인데 이런 착각을 하느냐며 따지지 못한 사람들 모두가 머리가 가려워야 합니다. (물론 저도 포함되겠지요.) 그리고 다시는 이런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카다피 너마저도 하며 어줍잖은 시저 흉내를 내는 것은 이번으로 족해야 합니다. 믿음이 현실을 덮고 확신이 사실을 물리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lt;BR&gt;&lt;BR&gt;&lt;BR&gt;이 시점에서 북한을 대입해 봅시다. 저는 카다피가 그 동갑내기 김정일 위원장과 같다 다르다를 논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단지 저는 북한에도 얼마든지 그런 격변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시나리오든 모범 답안이든 정책 대안이든 생산하고 보유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lt;BR&gt;&lt;BR&gt;리비아보다 훨씬 못한 국민 소득의 나라, 1백만 이상이 굶어 죽은 기억이 생생한 나라, 최고위급의 정치인과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수만 명이 그 조국을 등진 나라, 그리고 군대를 주도하고 있는 카다피의 아들들보다 훨씬 나이도 경험도 일천한 자가 갑자기 대장이 되어 영용한 조선 인민군의 사열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는 나라가 ‘절대로’ 리비아 꼴이 나지 않는다고 믿는 건 유감스럽게도 과학보다는 청와대 계신 분이 틈만 나면 자랑하시는 ‘신앙’ 쪽에 더 가깝습니다. &lt;BR&gt;&lt;BR&gt;&lt;BR&gt;&lt;BR&gt;키 리졸브 훈련이나 작계 5029 등등 북한에서 모종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상정한 움직임에 불만들이 많은 건 이해를 해요. 하지만 그래도 집권을 꿈꾸는 정치 세력이라면, 아니 집권은 언감생심이어도 책임 있는 운동 세력으로 비쳐지기라도 하려면, 그런 일이 발생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그 원칙은 무엇인지, 대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연구하고 제시해야 하지 않겠어요.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은 “북한은 곧 무너진다”는 호언만큼이나 공허하고, “북한 인민과 지도자는 하나다.”라는 명제는 “오매불망 자유를 그리는 북한 인민.”이라는 공갈만큼이나 우습단 말이지요. &lt;BR&gt;&lt;BR&gt;&lt;BR&gt;“그렇게 나쁜 나라라면 왜 인민의 저항이 없느냐?”라고 얘기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리비아도 그렇게 시끄럽지 않았어요. ‘일부’ 조국의 반역자들이 좀 시끄럽게 굴다가 총알을 배불리 먹은 것 제외하면 말이지요. 북한의 경우, 고난의 행군 이후 지금까지 수십만의 북한인들이 그 땅을 떠났어요. 이건 어느 교수님 말마따나 “경제 난민”이라고 쳐도, 소극적인 저항에 해당합니다. 민란으로 폭발하기 전, 수많은 유랑민이 발생한다는 건 역사적 상식이잖아요. 거기에 6군단 반역 사건이니 뭐니 이미 이쪽의 안테나에 잡힌 사안도 적지 않아요. 지금 미국과 남한 정부가 북한의 유사시에 대비한 훈련에 열을 올리는 건 그만큼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lt;BR&gt;&lt;BR&gt;&lt;BR&gt;그 가능성을 실현하려는 어떠한 기도에도 결사반대한다는 건 좋아요.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애들 공기놀이도 아니고, 언제 무슨 돌발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데 마냥 “그럴 리 없다”고 테크노 도리도리춤을 추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할 일이 못됩니다. 당장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리비아의 상황을 대입해 보자구요. &lt;BR&gt;&lt;BR&gt;&lt;BR&gt;북한에서도 반골로 통하고 중국과 교류도 잦고 외부의 영향도 강하고 서울에서 핸드폰 통화도 이뤄지는 함경북도 지역의 인민들이 “못 살겠다 갈아보자”고 시위를 벌인다고 쳐요. 김정일 위원장은 발포 명령을 내리지만 현지 군 부대가 그에 불복하고 보위부 병력이 대거 투입되어 그를 강경진압하자 군민이 합세한 봉기가 터진다고 치부해 봅시다. 함경남도까지 봉기가 확대되고 전투기가 인민들에게 폭탄을 들이붓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런데 저항군들이 남쪽에 도움을 청한다면?&amp;nbsp;&amp;nbsp;그럼 중국은 어떻게 나올까? &lt;BR&gt;&lt;BR&gt;&lt;BR&gt;물론 어떤 분들은 이 시나리오 자체가 말이 안 되며 북한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고 비분강개하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진관 스님이 찬양하신 그 나라에서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단 말입니다. 예상되는 저열한 시비를 피하자면 물론 북한은 리비아와 다르고 사태가 동일하게 전개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저쪽이 유사시의 북한을 다루는 폭력적인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다면, 이쪽은 그에 반대함과 함께, 북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에 대한 입장과 대안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과학’적으로 말입니다. 신앙은 숭고하지만 아무 데나 갖다 붙이게 되면 숭악해지는 거니까니. &lt;BR&gt;&lt;BR&gt;&lt;BR&gt;리비아 인민들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거 리비아에서 본 건데? 싶은 기시감이 북한을 바라볼 때 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보다 냉철해질 필요는 있을 듯 해요. 　이 말은 맞지요? 선배? &lt;BR&gt;&lt;BR&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6265</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Tue, 08 Mar 2011 13:19:2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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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quot;이건 소품이 아니라 선물이잖아요.&quot; - 어느 고마운 가수에 부쳐</title>
<description>&amp;lt;스타 도네이션 꿈은 이루어진다&amp;gt;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연예인들이 어려운 처지의 가족이나 아이들을 찾아가 일일 친구가 되어 주고 스스로 호스트가 된 포장마차를 열어서 그 수익금을 전달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었지요. 리포터나 MC 정도로만 연예인들을 대했던 저로서는&amp;nbsp;&amp;nbsp;뜨아~~를 외칠만큼 많은 연예인들을 실제로 구경할 수 있는 전무후무의 기회이기도 했고요.&lt;BR&gt;&lt;BR&gt;&lt;BR&gt;어느 날 미아리 꼭대기의 단칸방을 찾은 적이 있어요.&amp;nbsp;&amp;nbsp;아빠가 일찍 세상을 떠나고 가사도우미 하는 엄마가 두 형제를 기르는 집이었지요.&amp;nbsp;&amp;nbsp;그런데 그 중 둘째가 희귀병에 걸려 있었어요.&amp;nbsp;&amp;nbsp;사주를 보는 점쟁이들도 얘기할 엄두가 안 나서 그냥 끌어안고 함께 울고 싶을 만큼 꽉 막힌 사주가 있다는데, 그 날 엄마를 처음 봤을 때 제가 그 느낌이 들었답니다.&amp;nbsp;&amp;nbsp;컴컴한 냉기가 온 집안에 범벅이 되어 감돌았고, 뜻밖에도 밝았던 아이들의 웃음까지도 서글프게 보였으니까요. &lt;BR&gt;&lt;BR&gt;&lt;BR&gt;처음에 헌팅차 집을 다녀온 뒤 내일 어느 연예인이 와서 아이들을 도와 줄 건지 물으니 한 이름이 귓전에 와 닿았습니다.&amp;nbsp;&amp;nbsp;하지만 워낙 연예 쪽으로는 식견이 좁고 얕은 처지인지라 그리 친숙하게 와 닿진 않더라구요.&amp;nbsp;&amp;nbsp;답답한 작가가 이 노래 몰라요?&amp;nbsp;&amp;nbsp;하면서 흥얼거려 주는 멜로디를 듣고서야 아 그 노래 부른 사람이냐? 머리를 긁어야 했어요.&amp;nbsp;&amp;nbsp;작가는 이 무식한 PD와 작업을 하고 있다니 하며 머리를 쥐어뜯었고 말이죠. &lt;BR&gt;&lt;BR&gt;촬영일 아침, 좁은 주택가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간 끝에 이런 데까지 차가 올라오는구나 싶은 고지대 꼭대기로 차를 몰던 때였어요.&amp;nbsp;&amp;nbsp;그런데 전화가 왔습니다. 매니저였어요.&amp;nbsp;&amp;nbsp;벌써 도착해 있다는군요. 화들짝 놀라서 약속 시간을 어긴 게 아닌가 확인해 보니 그런 건 아니고 그쪽이 일찍 도착했던 거더군요.&amp;nbsp;&amp;nbsp;연예인이 우리보다 일찍 현장에 나타난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 무척 당황했죠.&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허둥지둥 집에 닿아 보니 이 부지런한 가수는 벌써 분장 끝내고 차 밖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이것도 흔한 일이 아니었죠. 보통 연예인들의 선탠 가득한 차 문이 열리는 타이밍은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큐 사인이 나기 직전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지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웬지 민망한 마음에 “어이쿠 이거 저희가 늦었네요.” 하고 인사를 하니 명료하고 톡톡 튀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amp;nbsp;&amp;nbsp;“아뇨 저희가 빨리 왔어요.&amp;nbsp;&amp;nbsp;지각하면 안 될 거 같아서 서둘렀거든요. 애들하고 약속인데.” &lt;BR&gt;&lt;BR&gt;&lt;BR&gt;&amp;nbsp;아침 8시에 일 나가는 엄마 없는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고 오후엔 롯데월드까지 다녀오는 스케줄이었어요,&amp;nbsp;&amp;nbsp;길면 반나절이고 짧으면 두어 시간, 심하게 짧은 경우는 “자 60분 드리겠습니다.” 뭐 이런 식의 스케쥴 속에 아금바금 찍어대야 했던 입장에서는 마냥 고마울 수 밖에 없죠.&amp;nbsp;&amp;nbsp;“그럼 오늘 다음 일정은 없으신 겁니까?”라고 물은 건 체면치레만은 아니었어요.&amp;nbsp;&amp;nbsp;그러자 또 한 번 명료한 대답이 돌아오더군요.&amp;nbsp;&amp;nbsp;“저 오늘 다 비웠어요. 프리예요 하하하.”&amp;nbsp;&amp;nbsp;&lt;BR&gt;&lt;BR&gt;그런데 또 세상 일이란 게 그렇더라고요.&amp;nbsp;&amp;nbsp;지금부터 60분!의 스케쥴이 떨어지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떡이 되든 그 시간 내에 맞춰서 모든 것을 해내게 돼요.&amp;nbsp;&amp;nbsp;하지만 “니 맘대로 찍으세요.”의 환상이 현실이 되자 다른 쪽에서 태클이 들어오더라고요.&amp;nbsp;&amp;nbsp;아이들, 그 중에서도 특히 희귀병에 고생하던 둘째 아이가 그랬어요.&amp;nbsp;&amp;nbsp;아버지 정이 그리워서 그런지 아이는 이쁜&amp;nbsp;&amp;nbsp;가수 누나는 무시하고는 저나 남자 스탭들한테 더 매달렸습니다. 촬영하는 카메라 감독 품에 안기고 내 무릎에 매달리고 조명감독한테 달라붙고, 조연출은 연신 아이를 떼내고, 도무지 촬영이 진행이 안 될 지경이었죠. 그러면서 가수에게 “저 아줌마 집에 가라 그래.”라고 부르짖는데 아주 대책이 없더군요.&amp;nbsp;&amp;nbsp;“누.... 누나야 임마 아줌마 아냐.” &lt;BR&gt;&lt;BR&gt;아마도 가수 데뷔 이후 그 누구로부터도 이런 대접을 받지 않았을 테지만 그녀는 퍽 태연했습니다.&amp;nbsp;&amp;nbsp;아이가 좋아한다는 조립 로봇을 만지작거리면서 그녀는 똘망똘망 눈동자를 빛내며 아이에게 다가섰지요.&amp;nbsp;&amp;nbsp;또 한 번 “아줌마 가!” 소리가 날아오자 아줌마(?)는 거침없이 받아쳤습니다.&amp;nbsp;&amp;nbsp;그리고 유쾌한 긴장 속의 핑퐁 게임.&amp;nbsp;&amp;nbsp;“아니 이 아저씨가 왜 이래.”&amp;nbsp;&amp;nbsp;“내가 열 살인데 왜 아저씨야.”&amp;nbsp;&amp;nbsp;“나는 결혼도 안했는데 왜 아줌마냐.”&amp;nbsp;&amp;nbsp;“결혼 안 해도 늙으면 아줌마야.” (으악) “열 살이라도 못생기면 아저씨야.” “내가 왜 못생겼어. 자기가 더 못생겼으면서.” “누나 싫어하니 못생겼지. 좋아하면 잘생겨질 거 같아. 나는 기형이 이뻐하니까 얼굴도 이쁘지.”&amp;nbsp;&amp;nbsp; &lt;BR&gt;&lt;BR&gt;드디어 아이가 키득거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톡톡 받아치면서 자기 눈 앞을 떠나지 않는 ‘아줌마’와 말문을 트기도 했구요.&amp;nbsp;&amp;nbsp;촬영한 지 세 시간 정도가 지나서였을 겁니다.&amp;nbsp;&amp;nbsp;보통 같으면 장사 끝내고 좌판 걷을 준비를 할 수도 있었을 시간이었지요.&amp;nbsp;&amp;nbsp;그 시간 내내 가수는 영 도와주질 않는 어린 아이 앞을 떠나지 않았었어요.&amp;nbsp;&amp;nbsp;아줌마 집에 가 소리 들어가며, 못생긴 얼굴 타박당해 가면서, 동요도 부르고 어린 아이 춤도 추고 배꼽 인사도 하며 아이를 얼러 가면서 말입니다.&amp;nbsp;&amp;nbsp;짜증내는 빛 하나 없이 말입니다. &lt;BR&gt;&lt;BR&gt;&lt;BR&gt;롯데월드에 간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모든 놀이기구에 달라붙었습니다.&amp;nbsp;&amp;nbsp;촬영은 이만하면 됐으니 애들에게 집에 가자고 하라고 사인을 보냈을 때, 가수는 난처한 듯이 저를 바라봤습니다. “애들이 이거하고 저거는 꼭 타고 싶다는데, 그것만 타고 가죠?” ‘이거’와 ‘저거’는 시간이 갈수록 불어서 나중에는 카메라 감독은 카메라 끄고 커피 마시고 가수와 아이들만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놀이기구를 탔지요.&amp;nbsp;&amp;nbsp;더 이상은 안된다고 내가 기형이에게 정색을 하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롯데월드의 모든 놀이기구를 섭렵할 기세였습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그날 촬영 큐시트에는 색다른 설정 하나 적혀 있었습니다.&amp;nbsp;&amp;nbsp;모처럼의 외출을 다녀온 형제가 꽃다발을 사서 엄마에게 선물한다는 거였지요.&amp;nbsp;&amp;nbsp;아이들도 그러마고 했고 저는 가수에게 이러저러하니 꽃집에 함께 가 달라고 했습니다.&amp;nbsp;&amp;nbsp;꽃집에 간 아이들이 무슨 꽃을 고를지 몰라 우물쭈물하는데 역시 가수 누나가 적절한 리드를 해 줬습니다.&amp;nbsp;&amp;nbsp;“여자한테 남자가 주는 꽃은 장미가 일단 기본이야.”라고 했더니 기형이가 장미를 뭉텅이로 가지고 왔고 그 형은 장미 옆의 백합이 이쁘다고 챙겨 왔어요.&amp;nbsp;&amp;nbsp;그때 가수 누나가 또 이런 훈수를 두었습니다.&amp;nbsp;&amp;nbsp;“얘들아 꽃에는 다 꽃말이 있거든.&amp;nbsp;&amp;nbsp;꽃에는 뜻이 있어요.&amp;nbsp;&amp;nbsp;고맙다, 감사하다는 꽃말을 가진 꽃을 고르는 게 어떨까.” 그 꽃의 이름은 잘 기억 못하겠어요.&amp;nbsp; 다알리아였던가. 하지만 하여간 꽃집 내의 그 꽃은 이내 동이 났습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이 모습을 흐뭇한 미소를 보며 지켜보고 있었지만 제 속은 그렇게 여유롭진 않았어요.&amp;nbsp;&amp;nbsp;없는 진행비에 형식적인 꽃다발 하나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꽃다발이 아니라 숫제 화환을 만들 기세잖아요.&amp;nbsp;&amp;nbsp;그렇다고 저 분위기를 깨고 “이건 너무 많으니 줄여!”라고 나설 만한 배짱은 죽어도 없고 말이죠. 진행비를 탈탈 털어 봐야 근사치에 도달하지도 못할 근사한 꽃다발이 완성되었을 때 눈물을 감추고 제 개인 카드를 들이밀었는데, 매우 기이한 소리가 들렸어요.&amp;nbsp;&amp;nbsp;&lt;BR&gt;&lt;BR&gt;“그걸 왜 감독님이 내요?”&amp;nbsp;&amp;nbsp;&lt;BR&gt;&lt;BR&gt;고개 들어 쳐다보니 가수가 배춧잎 몇 장을 손에 들고 서 있었어요.&amp;nbsp;&amp;nbsp;왜 당신이 내느냐는 질문은 의아함의 표현이 아니라 항의의 뜻이었습니다.&amp;nbsp;&amp;nbsp;당연히 촬영 중 소품을 사는 것인데 제가 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더듬더듬 말하자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거든요.&amp;nbsp;&amp;nbsp;“이건 소품이 아니라 선물이잖아요.&amp;nbsp;&amp;nbsp;아이들이 엄마에게 처음 드리는 꽃다발이잖아요.&amp;nbsp;&amp;nbsp;이건 제가 사주고 싶은데요.”&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그 말을 듣는 순간 좀 불려 말하면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amp;nbsp;&amp;nbsp;선배도 알다시피 산하가 짠돌이 기질이 있긴 하지만, 그 돈 굳었다고 좋아할 만큼 메마르진 않습니다.&amp;nbsp;&amp;nbsp;그녀가 이 자리에 온 것이 방송을 위해서, 누가 말한 대로 새 앨범이 나와서 몸 바쳐 홍보해야 하니까 아이들과 함께 있은 것이 아님을 그제야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이에요.&amp;nbsp;&amp;nbsp;‘소품’이 아닌 ‘선물’이라는 말 속에 담긴, 홀로 아이들을 기르느라 손과 발, 그리고 마음에 굳은 살 배겨 버린 엄마에게도 뜻밖의 기쁨을 전하고픈 그녀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이에요.&amp;nbsp;&amp;nbsp;정말로 그녀는 그 가족과 ‘함께’ 하고 있었던 겁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lt;BR&gt;그로부터 7년쯤이 흘러버린 오늘 저는 그녀의 이름을 다시 접합니다.&amp;nbsp;&amp;nbsp;그녀의 이름은 박혜경.&amp;nbsp;&amp;nbsp;그녀는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인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뜸으로서 고아가 되어 버린 두 아이들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우울증으로 스스로 세상과 절연했던 엄마를 보내야 했고,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답답함에 몸부림치다 심장이 멈춰 버린 아빠와도 이별해야 하는 아이들의 누나가 되어 주겠다고 합니다.&amp;nbsp;&amp;nbsp; “나간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고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지.” 하고 앉았다는 옛 동료들도 묵묵부답이고, 신차 발표회에 휘황한 회사도 말이 없는 판에, 그 아이들의 손을 잡아 주겠다고 나선 박혜경씨의 이름 석 자에 7년 전의 과거가 갓 개봉한 영화처럼 펼쳐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amp;nbsp;&amp;nbsp;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이건 소품이 아니라 선물이잖아요.”라고 야무지게 말하던 그녀의 따뜻함을 소장하고 있었기에 말이에요. &lt;BR&gt;&lt;BR&gt;“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을 과장법이라고 여기는 이도 있지만, 쌍용자동차 해고자의 경우 이 말이 오히려 현실에 부합함을 증명합니다.&amp;nbsp;&amp;nbsp;이미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했고 그 죽음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나락의 물길이 점점 깊어지고 넓어지며 그를 흐르는 물살의 세기가 강해져 온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amp;nbsp;&amp;nbsp;그리고 거기에 휩쓸리는 사람은 날로 늘어만 가고 있지요. &lt;BR&gt;&lt;BR&gt;그 흉측한 물줄기에 맞설 수 있는 건 결국 ‘연대’일 겁니다. 비슷한 처지의, 그리고 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연대.&amp;nbsp;&amp;nbsp;하지만 이 말도 왠지 뻘건 조끼 냄새 나서 싫다면 ‘함께 나누는 마음’이라고 해 두지요.&amp;nbsp;&amp;nbsp;“살 사람은 살자.”가 사람들의 마음을 채울수록 죽을 사람이 늘어나는&amp;nbsp;아이러니 속에서 가수 박혜경씨는 자신이 가진 것의 아주 작은 일부나마, 그리고 마음으로나마 충실하게 누구와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가르쳐 준 분이었습니다.&amp;nbsp;&lt;BR&gt;&lt;BR&gt;&amp;nbsp;이제 내가 할 일은 내가 그녀를 처음이나 마지막으로 만난 날, 그녀의 만류로 내지 못한 꽃다발 값을 그녀의 새로운 동생들을 위해 부치는 것이겠지요.&amp;nbsp;&amp;nbsp;선배는 벌써 하셨을 수도 있지만 혹여 필요하실 수도 있어 계좌 적어 둡니다.&amp;nbsp;&amp;nbsp;여의치 않으시면 다음 기회로 미루셔도 됩니다. 우리의 도움이, 우리의 마음이 필요한 사례는 앞으로도 연속부절로 생겨날 게 뻔하니까요.&amp;nbsp;&amp;nbsp;&lt;BR&gt;&lt;BR&gt;고인의 명복을 빕니다.&amp;nbsp;&amp;nbsp;그리고 세상에 남은 두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아프게 세상 떠난 부모님 보란 듯이 잘 살아내기를 바랍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3020109231621&amp;nbsp;&amp;nbsp;농협 이자영 &lt;BR&gt;&lt;BR&gt;&amp;nbsp;&amp;nbsp;&lt;BR&gt;P.S. 해외 출장 가신다고요.&amp;nbsp;&amp;nbsp;해외운 없는 사람으로 알았는데 그래도 비행기도 타 보시고 유럽이라니 더욱 기분 좋으시겠습니다.&amp;nbsp;&amp;nbsp;잘 다녀 오세요.&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lt;BR&gt;&lt;BR&gt;</description>
<link>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id=266044</link>
<category>썸데이서울</category>

<author>산하</author>
<pubDate>Mon, 28 Feb 2011 13:28:2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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