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있어서 "정체성"은 중요하다. 물론 조직원들이야 정체성 같은 추상적인 개념 보다야 권력 있는 상사의 한마디가 피부로 느껴지는 법이 겠지만, 아무리 추상적이라고 해도 "정체성"은 조직의 존재이유를 확립해준다. 특히 무력을 가진 정부기관에게 있어서 이런 "정체성"은 조직의 어떤 조직 체계나 능력 보다 중요하다. 경비견이 도둑한테 꼬리 치고 있으면 이빨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경비견 자격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우수한 군대라 할지라도 "정체성"을 잃고 주인에게 총구를 들이대면 차라리 없는게 낫다. 자기가 어떤 정부에 속해있는지도 모르는 경찰이라면 없는게 낫다.
어쩌라는 거냐...이런 점에서 새로 개관한 경찰청 "흥보청"의 복제 변천은 지금 대한민국 경찰이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심히 헷갈리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대한민국 경찰은 행정부 소속의 기관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명백히 헌법에 의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정부이다. 그런데 그런 정부의 소속기관이 대한민국임시 정부의 요원을 때려잡던 일제시대의 총독부를 자기 역사의 일부로 보고 있다면 이건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 단순히 한반도에 위치했던 경찰 조직이라서 설마 같은 경찰 조직이라고 생각하는건가?
물론 일제시대의 경찰제복도 한국의 치안을 책임진 조직들의 역사를 분석하는 사료로는 가치가 충분하다. 아프다고 해도 역사는 역사이다. 하지만 서울청의 흥보관이 과연 이런 사료를 전시할 자리인가? 물론 우연의 일치 일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815를 건국절로 밀고있는 현정부의 행태와 비슷해 보여 참 형언 할수 없게 더러운 기분을 준다. 제발 경찰은 15살 짜리 청소년도 아니니 정체성 좀 제대로 확립해 주시기 바란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