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전에.....
제 의견은 아직까지는 현실화되지 않은 가정들일 뿐입니다.
금융업종에 종사하고 있긴하지만, 고급정보를 가진것은 없구요.
단지 현재 한국사회에서 돌아가고 있는 밑바닥의 경제위기상황
+ 대학교때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세계경제공황, 금융위기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지금의 글을 쓰게 만든 동기입니다.
그럼 시작하죠.
브레튼우즈체제(달러 금태환체제)가 붕괴된 이후 미국 달러화를 지탱해준 힘은
달러의 구매력이었습니다. 더 풀어쓰자면 과거에는 달러=금과 같은 의미였으나
이러한 체제가 붕괴된 이후에도 달러는 국제기축통화로써 달려=석유 or 곡물과
같은 상품자원들과 교환할 수 있는 구매력이 보장된 통화였습니다.
실제로 2차대전 이후 유럽의 경제가 부흥하고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의 힘이
약해지긴 했으나 70년대에도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써 지금과는 달리
제조업 분야에서도 선두권에 있던 국가로써 미국경제의 자체적 힘과 석유 등
다른 상품과의 교환수단으로써 달러화의 위치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과 더불어 미국제조업은 80년대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낮아져가는 자본이익률을 상쇄하기위해 신자유주의라는 이론이
본격도입됩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주지하듯이 미국 제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정리해고)과
주주자본주의의 득세(생산성 향상, 노동자들의 임금향상보다 주주의 배당이 중시되는 자본주의)
로
이어졌고 이는 악순환이 되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 저가(지금은 아니죠)에 질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일본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뒤쳐질 수 없었던 당대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일종의 구조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었고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클린턴 행정부 시절, 즉 90년대에는 실리콘 밸리로 대변되는
IT산업의 대대적인 성장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았을 때 80년대 이후
미국의 굴뚝산업은 쇠락의 길을 걸어왔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빼앗기고 맥도날드 점원과 같은 비정규 파트타임직원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는 제가 누누히 지적했듯 소득불평등의 단초가 되는 것이구요.
이러한 소득불평등이 심화될 경우 불가피하게 일반 대중의 구매력, 경제학적인 용어로
말하면 유효수요는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수요의 부족으로 경기는 하강했었어야 하고,
수요감소와 경기하강으로 인해 자산가격은 하락(디플레)를 맞이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연준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으로 일관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이러한 정책이 꽤나 성공을 거두어
주가하락은 저지되었고, 낮은 금리로 인해 중산층이 아닌사람들도 집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부동산 가격은 점점 상승해갔습니다. 그리고 실질소득이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높아져 간 부동산 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소비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가 다시금 미국의 경제를 자극하여 호황으로 이끌었습니다.
당시에는 선순환처럼 보였고, 그린스펀은 그가 발언을 할 때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며
'그린스펀 매직'이라는 칭호까지 얻었습니다. 아마 후대에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린스펀을 반면교사로 삼으며 대대손손 씹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적어도 당대에는
그랬습니다. 즉 버블로 버블을 막은 셈이었습니다.
때문에 정신을 차린순간 미국경제...그리고 그에 편승한 세계경제는
1. 부동산 버블 2. 주식 버블 3. 민간부채 버블 4. 민간소비 버블
5. 달러화 버블 6. 정부부채 버블 (<애프터 쇼크>라는 책 참조하시길^^)
이라는 멀티버블 상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가 표면화되기 시작한것이 우리가 주지하다시피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과정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IT버블 붕괴 -> FRB의 저금리정책 ->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에 따라 민간 대출 확대
-> 부동산 가격 상승 -> 버블을 떠받치기위해 저신용자에게까지 모기지 제공
-> 저신용자들의 잇따른 디폴트 -> 부동산 가격 하락 -> 은행 담보물(주택)의 부실화
-> 금융기관 부실화, 디폴트 -> 파생상품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신용경색 초래
-> 전세계 금융기관의 부실화 -> 각국 정부의 대대적 공적자금 투입
-> 일단 위기 봉합
쓰고보니 간단하지는 않네요. 대략 흐름이 이렇다는 겁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버블붕괴를 막는데는 또 다른 버블이 필요합니다.
즉, 소득불평등을 메꾸기 위해서는 민간부채 버블이 필요하고
부동산 버블, 주식시장 버블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을 막고 금융기관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써야하는데 이는 정부부채 버블과 통화버블을
야기시킵니다. 그리고 결국 이를 되갚아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야 마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 유럽위기의 원인입니다.
즉 서브프라임때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고 실물경기로의 전이를 막기위해
각국 정부들은 막대한 채권(정부부채)을 발행했는데, 이제 그 만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고
산업기반이 약한 유럽의 약한 고리들....그리스, 포르투갈부터 차례로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채무 관계로 엮여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도
결코 안심할 처지가 못되는 것이구요.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때 이미 재정정책이라는 카드를 모두 써버려서 이제는 오히려
정부부채를 감축 혹은 통제해야 하는 시기인데다가 유로화라는 단일 화폐로 인해
통화정책은 쓸 수도 없고, 양적완화를 통해 ECB가 추가적인 발권력을 행사할 경우
(물론 현재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로화의 가치하락과 더불어
채권시장에서 국제 금융자본의 이탈을 불러와 각국 채권금리상승을 부추겨 공멸을
불러 올 수도 있습니다. 양적완화를 하면 당장에야 금리가 낮아져서 좋아보이고
주식시장도 안정을 찾을것 같지만....기축통화도 아닌 유로화의 가치가 점점 낮아지는
현실을 반기는 투자자는 많지 않을것입니다. (유로권은 자원수출 대국도 아니고 유로화로
국제적으로 석유나 상품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지도 않으니 말입니다.)
때문에 현재의 유럽의 위기는 대단히 심각해 보입니다만... 사실 문제가 더 심각한 곳은
바로 미국입니다. 유럽이 위기라고 하지만 유로권 전체로 놓고 볼때 정부부채 비율을
비롯한 부채의 수준은 미국보다 낮은 수준이며 독일(자동차, 기계), 프랑스(에어버스,TGV),
이탈리아(패션, 자동차)등 제조업 기반은 아직 튼튼한 편입니다.
때문에 EU가 똘똘뭉쳐 재정통합을 이룬다면 현재의 위기는 진압가능할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한국정부가 강원도의 재정적자가 심하다고 강원도를 버리지 않 듯
EU도 정치적 통합을 이뤄낸다면 위기극복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바람직한건 그리스, 포르투갈을 제외하고 통합하는것이겠지만요)
이에 반해 미국은 유럽에 가려 보이지 않을 뿐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15조 달러인데 미국의 1년 세입은 약 2.2조달러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1.3조달러 정도의 재정적자를 통해
3.5조 달러의 재정지출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1년 GDP가 15조 달러수준이니까
단순 부채비율은 GDP대비 100%정도로 괜찮지 않은가 싶습니다만
이러한 비율을 풀어서 가계로 생각해보면 대략 연봉 5천만원을 버는
엘리트 대기업 사원이 이미 3.5억의 빚을지고 있는데 이걸 갚아나가기는커녕
매년 빚이 3천만원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신용좋은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더 이상 신용을 늘리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과거에 그리고 지금까지는
미국이 신용(대기업사원, 강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빚을 내왔고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거래의 기축통화역활이라는 빚보증을 세워왔습니다.
그런데 너무 과도해진 채무에 더불어 미국은 이러한 채무를 상환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정부는 지속적으로 정부부채 상한선을 늘려가며 빚을 늘려가고 있고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지지부진합니다. 제조업의 발전은 당분간은 보기 힘들것이며
이 와중에 버냉키는 At least 2013년까지는 현재의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세계의 일부 국가들이 미국의 지불능력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고
이에 미국채권의 비중을 줄이고 국가간 거래에 달러화의 결재를 배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라크, 이란이 공개적으로 달러에 반기를 들었던적이
있으며 중국은 조용히 금을 매집중입니다. 한국은행도 13년만에 금을 사들였습니다.
이 와중에 이란과 인도와의 석유거래에 금이라는 실물이 사용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대 이란제제안에서 이란은행을 통한 석유수출이 금지되는 순간부터 이란은
인도, 중국,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금, 루피, 루블, 위안화를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는 전세계 상품시장 거래에 있어 달러외의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미국에서는 제로금리 유지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날짜까지 못박았음)
달러가 현재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것은 달러를 통해 석유와 식량과 같은 필수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때문인데 이러한 믿음이 약화되어가는 상황에서
투자자산으로써의 매력마저 떨어진다면.....사람들은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믿음이 무너지고 위기가 찾아온다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자산의 가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수단을 찾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금,은과 같은 귀금속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적인 경기하강으로 인해 구리, 철과 같은 원자재의 가격은 하락하더라도
생활에 꼭 필요한 농산물 가격도 오를지 모르겠습니다.
즉 각 국가는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가치를 찾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달러화의 가치하락를 지속적으로 불러오겠지요.
과거와 같으면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풀린돈을 회수하고 해외자본들에게 달러화의
투자자산의 가치를 인식시킴으로써 위기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 1980년대 미국의 연준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15%가 넘는 고금리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때려잡고 투자자본의 이탈을 막았습니다.
(반대 급부로 높은 금리때문에 미국 제조업들이 대거 망했지만요.)
하지만 현재의 막대한 민간부채, 정부부채는 이러한 방법을 쓸 수 없게 만듭니다.
즉 미국이라는 두글자를 지우고 현재의 상황을 지켜보면 이는 디폴트라는 신용위험에
상당히 근접해가는 중인것입니다. 다만 워낙 大馬라 사람들이 상상조차 못하는 것이겠지요.
때문에 이러한 대마를 살리려는 노력은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소득분배의 개선, 민간-정부부채의 감소, 생산성 개선,
증세와 같은 방법이 아니라 양적완화와 같은 일시적인 처방이라면 미국의 달러화는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쇠퇴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한국입니다. 자원도 없고, 수출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가 달러화 가치하락에
대한 대비가 너무도 부족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달러화가 약해지면 원화가 강해질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제가 생각하듯 단순히 환율이 문제가 아니라 달러화 자체가 문제가 된다면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을 달러표시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한국은 막대한 손해를 봄과
동시에 함께 원화의 평가절하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화로 원자재를 살수도 없고, 한국은행이 다량의 금을 보유하고 있어 금으로 그 가치가
보장되지도 않는 통화는 분명 큰 혼란을 일으키게 될 것이고
이는 시민들에게 전가되어 물가상승을 야기시킬 것입니다.
여기에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가계부채, 부동산 버블 문제를 생각한다면
2012, 2013년도 그렇게 밝은 미래를 보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고, 사회는 빚을 권하는데, 취업은 안되는 그런 디스토피아의 도래
.......
결국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재분배, 부채탕감, 통화시스템의
안정이라는 3박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현재의 신자유주의라는 전세계적 경제시스템의
혁명적인 변혁을 요합니다. 결국 대안은 찾아지고 사회는 변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이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파시즘세력의 집권을 우려하는 것도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는것이기도 하구요.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