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죽었다. 김일성이 죽었을 때는 충격이 대단해서 그 당시를 아직도 기억하지만 김정일의 죽음은 좀 덤덤하다.
김정일의 죽음은 죽음이고 시점으로 봤을 때 쥐박이가 천운은 타고 났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마왕 상득이가 세상에 까발려 지는 중대한 시점이고 본격 레임덕 시즌 오픈인데 이렇게 또 한풀 꺽인다. 어디 말년까지 그 운이 가는지 한번 봐야겠다.
이번 사태에서도 정부는 전혀 낌새를 못 챘는데, 중국은 확실히 알았고 일본도 대충 알았고, 미국은 아마 알았을 것 같은데 한국 체면 때문에 모른척하는 것 같고, 심지어 삼성 까지도 인지 한 것 같은데 유일하게 정부만 몰랐다. 그냥 그 패거리는 들은 이익집단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니 새삼 놀랍지도 않다.
김정일이 이 시점에서 죽었다는 건 장기적 남북 관계에서는 좋지 않다고 본다.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지원이 줄고 거기에 재해까지 겹친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부터 북한은 빌어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존심 지켜가며 빌어 먹은 것 같지만 돌려보면 한국과 중국, 미국에 줄타기 하며 뻔뻔하게 빌어 먹었을 뿐이다.
김대중 정권 이후로는 주로 한국에 붙어서 빌어 먹었는데 표면적으로는 가능하면 한민족한테 도움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고 속으로는 한국 정부가 상대하기 훨씬 편했기 때문이리라.
특히 중국과는 불가근불가원을 지키며 거리를 두며 지냈다.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이를 통해 북한에 압박을 가하면서 도와줄테니 개방을 해라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오히려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안으로 파고 들었다.
중국의 요구대로 원하는 방식과 지역을 개방하게 되어 중국 세력이 물밑듯이 밀려와 중국의 자치구 정도로 흡수 되는 걸 꺼렸던 것 같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도움과 미국과의 관계개선으로 한-미-중을 조율하며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이득만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으로 움직였다.
어쨌든 장기적으로 북한은 미국과도 친해져서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만만한 남한과 교류하여 돈 벌고 중국에게는 대륙의 입술 역할을 하려 했으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 섬으로 모든 것이 틀어졌다.
빌어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경제구조에서 한국이 지원을 끊어 버리면 당연히 위기에 직면하고 현 정부와는 대화가 되지 않는 상식이 없는 존재라는 걸 알고 난 후 김정일은 중국으로 가는 열차에 오른다.
중국의 극진한 예우를 받으며 중국 대륙에 들어서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실제 前 정권 시절 김정일이 열차를 타고 중국으로 가다가 돌연 회항했다고 한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많은 대북 관계인들이 한숨을 돌렸다고 한다. 중국이냐 한국이냐의 미묘한 시점에서 결국 한국을 선택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일 본인의 목숨은 얼마남지 않았고 후계자 김정은 아직 어리고 세력이 없다. 결과적으로 김정일은 후견인으로 중국을 선택했고 그동안의 자존심을 버리고 중국 휘하로 들어갔다.
우리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일종의 식민지로 보고 자기들은 전통있는 독립국가고 남한은 미제국주의의 식민지라고 뻐겼으나 결국은 자기들도 한-미 관계 처럼 중국을 정치적, 경제적 후견인으로 선택하고 원하는 대로 하기로 했다.
어쨌든 북한은 누군가가 돌봐줘야 할 국가이고 우리가 할 것이냐 중국이 할 것이냐 입장에서 중국이 그 역활을 가져간 셈인데 이것을 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리 문제 될 일은 아닐 거다.
그렇다고 우리가 품이 안들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중국은 우리나라를 통제 할 변수 하나를 더 가져간 셈이고 그에대한 비용을 우리에게 청구 할 것이다. 예전 통미봉남 때 처럼 돈만 내는 호구 짓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으로도 북한이 꼭 돈만 들어가는 곳은 아니다. 북한은 전세계 거의 유일하게 남은 매력적인 생산공장이다. 지금까지는 비용이 크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수익이 창출 될 수 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한 민족이 중국에 종속되면 어떻하냐 라는 의견은 너무 흔하니 그냥 무시하자. 언제부터 사이 좋았다고 한민족인가... 전라도.,경상도도 싸우는 마당에... 혹덩어리 같은 북한을 중국에 넘겼으니 시원하다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라는 말이다.
만약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진보적인 정권이 김정일과 다시 대화를 하게 된다면 이런 구도가 조금 변할 수는 있을 것이다. 남북 관계로만 보면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정상 시대였고 잠시 공백기가 있었을 뿐이다.
과거 논의 들은 김정일의 판단 아래 다시 진행 될 수 있고 한-북-중-미-일은 치열한 외교전의 무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남-북 관계가 좋으면 오히려 키를 쥘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김정일이 이런 시점에서 죽었기 때문에 설사 남북관계가 좋아진들 과거 상태로 복구하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이 확실하게 지분을 확보 했기 때문에 과거 남-북, 남-북-미의 관계에서 이제 북에는 중국이 항상 버티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을 주변국들이 다 인정하고 나섰고 중국은 북한을 친중파로 채워 넣을 것이고 한국은 그냥 아무관계도 아닌 채로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과 그들의 통치 비용만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쥐박 무리가 망친 국내문제는 우리가 내부적으로 어떻게든 회복 할 수 있지만 외부와 연관된 외교 문제는 쉽게 회복하지 못한다. 김정일이 죽었고, 그간 남북 화해무드 때문에 우리가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외부인이 되어 버렸다.
쥐박 무리가 부패한건 그렇다 쳐도 어찌 이리도 무능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