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심한 듯 시크한 넷 라이프 가이드

웹으로수다떨기. | 2007-03-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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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터넷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있는가. 적어도 하루 8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인터넷 중독증은 묵직한 견비통과 더불어 피해갈 수 없는 직업병의 필수옵션이라 할 수 있다. 지식까지 찾아주겠다는 인터넷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느는 건 '눈치 없이 끼어드는 성격'이란 오명이나 안겨주기 딱 좋을, 쓸 데 없는 아는 체와 연예인 뒷담화 밖에 없었다는 현직 인터넷 기획자 S씨,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길 유혹적인 링크 앞에서도 뚝심 있게 제 갈 길을 걷는 고수들에게 그들의 초연한 인터넷 노하우를 전수받아 그대들께 전한다. 그렇게 작성된 이 글은 이름하야 '무심한 듯 시크한' 넷 라이프 가이드다.

1. 구글과 친숙해진다.

지금 당장 시작페이지를 구글로 바꿔보자. 비록 브라우저가 로딩되자마자 네이버로 직행한다 해도 말이다. 전 국민의 시작페이지인 네이버를 구글로 바꾼다는 것은, 더 이상 내가 무엇을 찾으러 인터넷에 들어왔는지를 잊지 않겠다는 말과 동의어다. 광활한 백색화면 위에 덩그러니 놓아진 구글의 검색창이 당신을 당황시키더라도, 딱 일주일만 인내심을 가져보자. 당신에게 당장 필요한 정보가 톱스타 K의 숨겨진 애인이 아니라 다음 주 선보일 프리젠테이션에 쓰일 통계자료라면 더더욱 그렇다. 구글은 국내 포털 사이트 만큼 친절하게 정보를 편집해놓진 않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찾을 때나 해외문서를 봐야 할 때 제 기능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다.

구글의 킬러아이템인 지메일을 이용하는 것도 적극 권유한다. 2.8GB의 메일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지메일은 간단한 텍스트로 이메일을 주고받는 정도라면 평생 동안 주고받을 메일도 저장이 가능할 만큼의 대용량을 자랑한다. 요새는 발에 치이는 게 지메일 초청장이라지만 런칭 초기에는 초대장에 와이프를 팔겠다는 겁 없는 남편도 있었다는 소문. 금테 두른 명함보다 때론 더 있어 보이는 효과까지 주는 이 무료 메일서비스의 강점은 바로 편리성에 있다. 스팸필터링은 물론이고 뛰어난 문서편집기능과 장소에 상관없이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는 웹이라는 특성을 살려 아예 지메일로만 글을 작성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또한 지메일은 간단한 플러그인을 통해 2.8GB의 웹하드로도 변신할 수 있는 유용한 아이템이다.

2. 파이어폭스를 이용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 브라우저라면 MS사의 익스플로러를 떠올린다. 하지만 익스플로러 외에도 수 백 종에 이르는 브라우저가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그중에서도 오픈소스를 추구하는 모질라 재단이 내놓은 '파이어폭스'는 강력한 확장기능으로 급속도로 사용자를 넓혀가고 있는 웹 브라우저다. 최근 출시된 익스플로러 7.0의 업데이트 내용 대부분이 이미 파이어폭스에서 구현된 기능들이라는 점은 이 브라우저의 강점을 잘 설명해준다.

회사에서 접속했던 사이트를 퇴근 후 다시 보기 위해 한참을 헤맸던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터. 브라우저 싱크와 관련된 확장기능을 이용하면 북마크 뿐만 아니라 사이트 방문 히스토리와 저장된 패스워드까지 여러 대의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새로 도착한 메일을 브라우저에서 바로바로 알려주는 메일 알리미 기능 역시 파이어폭스 이용자들에게는 필수적인 확장기능. 다음, 네이버, 파란 등 대부분의 웹 메일을 지원하기 때문에 아웃룩 익스프레스 없이도 깔끔한 메일 관리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파이어폭스를 이용하면 웹 페이지에서 보기 싫은 광고를 빼버리거나 취향에 맞게 테마를 바꾸는 등 훨씬 입맛에 맞는 웹 서핑을 즐길 수 있다.

3. 나만의 블로그를 갖는다.

개인홈 페이지와 미니홈피의 시대를 거쳐 바야흐로 블로그의 시대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블로그로는 무심한 듯 시크한 넷 라이프를 즐길 수 없다. 북마크 리스트만 훑어봐도 한 사람의 퍼스널러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당에, 천 만 개도 넘는 블로그 중에서 자신의 취향이 제대로 반영된 블로그는 1%도 안되는 게 현실이다. '남자친구 애타게 하는 법', '이런 여자가 되게 하소서', 'B형 남자와 A형 여자'... 해외 이미지 사이트에서 무단 도용한 사진과 작자미상의 고색창연한 글들로 꽉 들어찬 블로그를 보면, 내가 보고 있는 블로그가 과연 누구의 블로그인지 의아해질 때가 있다. '누구누구'의 블로그라면서 정작 그 '누구누구'의 실체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말이다. 역광에 흔들리고 플래시까지 잘못 터진 사진이더라도, 혹은 단 세 줄짜리 영화 감상평이라도 블로그 주인이 직접 만들어가는 블로그는 그 사람의 삶이 묻어나 자꾸만 찾게 된다. 천편일률적인 스크랩 자료들보다 당신의 삶 자체가 백배는 흥미진진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4. 인터넷에 너무 몰입하지 말 것.

벽 두부터 참 요란스럽게 달린 2007년, 안타까운 소식의 당사자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건 날파리처럼 시도 때도 달라붙는 악플러가 아닌가 싶다. 나날이 도를 넘어가는 키보드 워리어들 때문에 이제는 인터넷 실명제로는 모자라 나이로 사용여부를 제한해야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꽉 찬 나이에도 불구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유치원생이나 쓸 만한 악플이나 남발하며 개념은 나이순이 아님을 절감하게 만드는 어른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중요한 건 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되기로 작정한 게 아니라는 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괴물'이 되어버린 그들은 인터넷이 가져온 가장 암울한 폐해다.

극단적인 예를 들지 않더라도 당신이 인터넷과 약간의 거리를 두어야 할 이유는 충분히 많다. 수없는 마우스 클릭 끝에 혼미해진 정신을 가다듬어보면 어느새 포털 사이트의 너저분한 연예기사에 킥킥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다반사라거나, 혹은 계속되는 인터넷 쇼핑의 실패 속에서도 형광색으로 번쩍거리는 '끈 나시 3,000원'이란 광고에 홀려 한번 입으면 못 입을 일회용 옷들을 끊임없이 구매하고 있진 않는가?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당신의 인터넷 사용에 스스로의 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이 그립다면 메신저의 목록을 쳐다볼게 아니라 친구를 만나자. 플러그를 뽑아버리면 사라져버릴 한낱 거미줄에 당신의 모든 것을 기대지는 말라는 이야기다.


ⓒ boraby & Harper's Bazzar Korea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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