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속 20주년

단상들 | 2011-07-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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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부로 지금 회사에서 근속 20주년을 맞았다. 회사에서는 5일간의 휴가, 150만원의 휴가비, 그리고 금 열돈으로 만든 열쇄를 주었다. 기념식날 마침 중국에서 회의가 있어 떠났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박수를 받으면서 게면쩍었을 상황은 피했다. 지난 회사에서 만 7년을 일했으니 직장 생활이 27년을 끝내고 28년째가 된 것이다. 대단한 일이다. 직장 생활 초년에는 20년만 일하면 은퇴하고 나머지 인생을 나 자신을 위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헛된 생각이었던가를 절실히 느낀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월급장이로서 나의 소득은 한국의 상위 5%안에는 들 것이다. 그 소득 때문에 떠나고 싶어도 주저앉아 영욕을 함께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5년전 미디어몹에 15주년을 맞으면서 글을 썼던 것이 생각난다. 이제 20주년. 아마 여기서는 25주년을 보내지 못할 것이다. 정년트랙을 벗어나 있지만, 설사 정년제를 적용받는다고 해도 5년 안에 정년이 오기 때문이다. 중국에 다년오면서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 원래는 7월 하순에 아내와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갈 생각으로 항공권도 사 놓았으나 12월에 중동에 여행할 기회가 생겨 휴가를 포기하기로 했다. 12월의 중동여행은 학술여행이 될 것이지만 회사에서 시간을 내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 국민연금

단상들 | 2011-04-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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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60세까지 국민연금을 납부하면 그 때부터 현재가치로 약 월 114만원을 받을 모양이다. 연금 저축으로 지난 16년 정도를 상당한 금액을 보험회사에 내고 있는데 현재 그 적립한 금액은 국민연금 적립금보다 더 많아졌다. 그러나 내가 받게 될 보험회사의 연금은 국민연금에 비해 훨씬 적다. 우리의 국민연금은 적게 내고 너무 많이 받는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나는 늘 국민연금을 더 걷고 좀 덜 받아야 한다고 했고 이 때문에 국민연금 무용론을 주장하는 동료들과 다투곤 했다. 사실 한국에서 국민연금만큼 좋은 저축 수단은 더 이상 없다. 그래서 요즘은 임의가입제도를 만들었더니 강남의 돈 많은 주부들이 국민연금에 엄청 가입하고 있다. 뭘 모르는 가난한 청춘들이 지레 걱정하여 국민연금 돌려다오 하고 인터넷에서 외치고 있으나 그들이 국민연금이 걱정되면 오히려 더 내고 좀 덜 받자는 식으로 주장해야 한다. 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이 미디어 몹의 인기 블로거 중의 한 분인 sizer님이 옛날 국민연금을 안낸다고 해서 내가 정중하게 국민연금을 내는 것이 좋겠다고 권한 바 있었다. 당시 그 냉철한 Sizer님도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오해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도 나중에 보니 국민연금을 낸다고 하니- 내 권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다행한 일이라고 본다.

때 아니게 국민연금이 문제가 된다. 미래기획위원장을 하는 곽승준선생이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 대기업의 경영에 개입하여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장 반대 목소리들이 나온다. 전경련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에 아부하고 싶어하는 어느 신문에서는 연금사회주의라고 비판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그렇게 해라" 하는 투의 의견을 피력한 모양이다. 그래서 그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를 따지는 기사도 보았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심상정씨가 처음 말한 것 같다는 기사도 보았다. 갑자기 청와대와 진보신당이 같은 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주식회사의 정의를 생각해 보면 곽승준교수의 말은 백번 지당하다.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의무와 권리를 내 팽게친 것이다. 더우기 한국에서 처럼 소수 지분을 가진 패밀리가 황제경영을 하고 있는 바에야. 당연한 소리를 왜 하는가?

오랫만에 옳은 소리를 했지만 청와대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사람들이 주주자본주의 이런 고상한 의미를 갖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길들이려는 천박한 의도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아니 우리 이제 대기업에 손들었습니다하고 정부의 역할을 포기한 것을 역설적으로 공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부는 취임 이후 소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한국의 원화 환율은 상승했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다. 초기에 정부는 바로 1970년대 박정희식 수출진흥이 경제회복에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로 고환율 정책을 썼다. 그리고 한국 원화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을 때 글로벌 위기가 나온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원화는 막대한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의 통화보다 그 가치가 떨어져 버렸다.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소위 금융위기였던 것이다.

환율은 가격이다. 가격이 오르내리면 이익을 보는 측이 있고 손해를 보는 측이 있다. 환율이 오를 때 누가 이익을 보는가? 수출하는 대기업이 이익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수입하는 기업이나 국내 소비자들은 손해를 본다. 과거 소비자가 손해를 보더라도 기업이 성장해서 일자리가 늘어나면 결국 소비자도 혜택을 누렸지만 지금은 대기업이 아무리 이익을 많이 만들어도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 이익은 누가 가져가는가? 삼성전자, 포스코 등등의 주주를 보면 외국인이 거의 50% 가까이 이른다. 이익의 반은 그들에게 가는 것이다. 고환율 정책의 끝은 소수의 이익과 다수의 희생으로 생긴 양극화였다. 이 자들은 이것을 이제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 늦게 동반성장이니 뭐니 하면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는데 애초에 말이 안되는 소리다. 그리고 갑자기 대기업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이 사람들은 정말로 한국경제의 구조와 대기업의 속성을 몰랐던 것이다. 이미 김대중정권 때 경제총수를 지낸 어떤이가 기업이 정부보다 세다고 말했고 노대통령도 힘은 시장으로 갔다고 했던가?

두어달 전에 만난 K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다. 경북 태생에 그 또한 이명박대통령이 졸업한 고려대학의 경영대학을 졸업했다. 외국에서 MBA를 하고 돈 많아 주는 은행에서 좋은 보직을 맡아 일하고 있다. 그런데 그도 돈을 벌어 집을 사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끼게 되었다. 30대의 그는 혐오와 경멸로 이 정권을 평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30대가 희망을 갖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기회를 잘 잡은 사람이다. 그 보다 더 이름이 낮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 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워 장가도 들지 못하고 있는 30대의 젊은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이 정권에게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일까? 분당의 선거결과는 기회를 잡지 못한 30대 뿐만 아니라 그래도 기회를 잡은 K와 같은 사람들도 사실은 이 사회가 이렇게 굴러 가서는 안된다고 본다는 것을 말해 준다. 

국민연금은 의결권을 행사해서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하고 능력이 있다면 기업의 앞길도 제시하면 된다. 당연한 것을 가지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말한다는 것은 청와대의 참모들이 이제 우리 손들었습니다 하고 돌려 말한 것과 같다. 5년 임기의 그들은 평생 권력을 갖고 있는 한국의 기업집단을 결코 이길 수 없다. 그러니 처음부터 기업에 아부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제 기업으로부터 배신받았다고 느끼고 이놈 저놈 해봐야 더욱 옹색해질 뿐이다. 우리 국민들이 가엽다.

+ 어떤 면접 자리

단상들 | 2011-04-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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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관에서 사람을 뽑는데 면접 심사를 해달라고 했다. 잘 아는 기관이라 거절 할 수 없어 그러마고 했다. 1명을 뽑는데 두명이 최종 면접대상자로 올라왔다. 심사자는 그 기관의 한 사람 그리고 나와 어느 대학의 교수 이렇게 3명이었다. 지원자 중 한명은 50이 넘은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은 그보다 10년은 더 젊은 사람이었다. 50이 넘은 양반의 이력서를 보았다. 1999년 한 큰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 이후 정부 관련 기관, 공기업 등에서 일했고 가장 최근에는 중동의 한국가에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그러나 일했다는 것이 대개 한 1-2년 정도 비정규직으로 일한 것이다. 마지막에는 뭔가 도움이 되겠지하고 해외봉사단을 다녀 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90년대 말의 경제위기로 첫 직장을 그만 둔 것이다. 그리고는 계속 비정규직을 돌았다. 인생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자가 더 그 자리에 적합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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