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랑...

기타등등... | 2009-11-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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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주님은 커서 누구랑 결혼할꺼야?
아빠랑!

이제 세살인 딸에게 처음으로 물어본 질문에 녀석이 대뜸 한 말이다. 별로 기대안하고 물어봤는데 대뜸 나오는 대답에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게된다... 옆에서 피식웃는 아내...그나마 정신차리라고 하지 않고 그냥 웃어버려줘서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질문을 큰애에게도 했더니 역시나 '엄마랑!'이라고 대뜸 말한다. 웃기게도 나와 아내 모두 택도 없는 말이라고 애를 타박했다. 넌 조금만 지나면 다른 애한테 갈거잖아...ㅎㅎㅎ 같은 대답이라도 딸과 아들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는 것... 서로 잼있어하며 웃었다.

아무래도 아들형제들만 있어서 그런지 내게는 딸아이의 모든것이 너무너무 예쁘다. 한참 자아가 강한 나이라 항상 오빠보다 말썽도 더 부리고 고집도 더 세지만, 항상 혼내는 것은 아내몫이고 나는 그저 허허...할 뿐이다. 아내가 아무리 날 흘겨보아도 어쩔수가 없다. 그냥 다 이쁜걸 어쩌란 말인가...
아들만 있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내 아버지는 별로 우리 형제들에게 살가웠던 기억이 없다. 그래서 첫애가 태어났을때 나도 걱정을 했었다. 나도 그런 아빠가 되지 않을까... 뭐, 그보다는 덜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아들에게는 왠지 좀 무뚝뚝해지고는 한다. 그래서 올초에는 한 2주정도 매일 수십번씩 사랑해하고 말해줬더니 이제는 이녀석도 하루 한두번정도씩 나를 보고 뜬금없이 아빠 사랑해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항상 그래 아빠도 널 사랑해하고 답하며 약간 미안함을 느끼곤 한다.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잘 놀아주지도 않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더 미안해진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도 내 아빠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길함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아들에게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 딸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것 보다 훨씬 힘든 일인것 같다. 그나마 아내가 거의 정확한 비례로 아들에게 더 애착을 가진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고 있긴 하지만......

+ 오만과 겸손

교회다니는 유물론자 | 2009-11-1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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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면서 혹은 이런저런 교회관련된 사람들의 글에서 종종 그런 얘기를 듣는다.

신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라고. 신을 인정하고 그의 피조물임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말로 인간이 겸손해지는 길이라고.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신의 창조물이고 수많은 생명들중에서 특별히 선택받은 존재라는 생각이야말로 오만함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생명체일 뿐이며, 같은 과정을 거쳐서 현재에 이르렀음을 인정하는것이야 말로 겸손한 자세가 아닐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오만함보다는 만인평등의 생각이 더 겸손한거 아니냐는 얘기다.
물론, 이런 생각이 뭔가 허무하고 아쉽긴 하지만 그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현재의 삶에 대해 깊은 애착과 사랑을 느낄 수 있을것 같다. 최소한, 신이라는 환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정말로 허무한 오만을 무기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더 내실있지 않을까?

+ 세례

교회다니는 유물론자 | 2009-11-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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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폴더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게 벌써 3년전이네요.
저는 아직도 교회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더 교회사람들과 친해졌고 이젠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습니다.
목사님들이랑 얘기를 나누는 것도 이젠 많이 자연스러워졌네요.
오늘 처음으로 평일 저녁에 교회에 갔습니다.
담임목사님을 만나서 세례전 교육(?)을 받으러요.
네, 맞습니다. 저 세례 받습니다!

여태 살아오면서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내가 원하는 일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온 아내는 애 둘을 낳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타국에서 지내는 것을 많이 힘들어 했는데, 교회를 다니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또 저도 이제 많이 교회사람들이랑 친해지다 보니
아내가 항상 원하던 세례를 받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제 자신은 아직도 강한 무신론자이지만 뭐, 그래서 그냥 아무생각하지말고
받으려고 합니다.
오늘 목사님이 하나님에 대해 하나님의 속성등 기타등등 설명을 하시는데 정말 이를 악물고 질문하고 싶은 마음을 참았습니다.
저야 그냥 호기심이고 치기이지만 그 분에게는 인생이 걸린 믿음이니
차마 거기서 논쟁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교회다니면서 그곳의 사람들, 목사님들 그리고 일반교인들을 보고 같이 얘기하고 모임을 가지고 하면서 항상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들이 의지하는게 그것이라면, 아무리 내가 그것을 거짓이라고 확고하게 믿고 그리고 수백만가지의 증거와 수백만가지의 논증을 할 수 있다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그들은 그것을 믿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인생의 의지처를 삼고 있는데....
그래서, 절에서 수계를 받는 기분으로 (그러고 보면, 절은 참 수계도 편하게 받을수 있는데, 교회는 오늘같은 교육을 무려 6번을 받아야 한다는 군요...ㅜㅜ) 잠자코 세례란걸 한번 받아보려고 합니다.
혹시 아나요. 정말로 어느날 예수님이 제 앞에 나타날지.
그런 날이 오면 정말로 하나님을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사실, 아내에게 세례를 받겠다고 하고 나서도 몇달을 미적거리며 고민했습니다.
어쨋든, 거짓이니까... 나는 불신자인데 세례를 받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러다가, 그냥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들도 세례를 받는데, 걔들이 무슨 믿음이 있어서 세례를 받나요?
저도 잠시 그냥 아기인 척 하려구요.
여기 미몹에 있는 분들은 이런 경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직 목사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도 또한 궁금합니다.

일일일문은 정말로 험난한 세계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는 겨우 겨우 일독하기도 힘드네요.
여러분에게 일일일문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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